테이큰

 이 영화도 본지는 꽤 됐는데... ^^  이제서야 몇 줄 적어봅니다. 지난 주 쇼박스에 근무하는 지인을 만났는데 테이큰이 170만 관객을 넘겼다고 하더라고요. 참으로 소리소문없이 대박을 향해 가고 있더군요. 아니, 벌써 그만하면 대박이라고 들었습니다. 헌데 재밌는 건 우리나라만 그렇다는군요... ^^a;;
 지금도 모 포털사이트 네티즌 평점을 보면 굉장히 점수가 높습니다. 사실 이 점수에 어느정도 혹해서 보러갔고, 또 하나는 주연배우인 '리암 니슨' 때문에 갔죠. 중 1때 극장에서 '엑스칼리버'를 보고 그야말로 압도당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네, 20년도 더 지난 그 명작영화의 주인공이 바로 리암 니슨이죠. 정말 인상깊었던 배우입니다. 이후 한동안 이름을 듣지 못하다가 쉰들러 리스트에서 만나게 됐을 때 정말 반가웠습니다. 한번 감동한 배우는 별다른 사건이 없는 한 마음 속에 오래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었죠.
 바로 이 리암니슨이 주연인 까닭에, 그리고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선보인 과감한 액션 덕택에 개인적인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었습니다. 게다가 딸내미 키우는 아빠인 탓에 좌우간 나름의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었고요. ^^  노년을 앞둔 중년 남성의 액션 영화이지만 스피드가 있고, 결말을 향해 조이는 맛도 제법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높은 평점을 받기엔 살짝 허한 느낌이 없진 않죠. 헌데 우리나라에선 인기가 작품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우리 정서와 코드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 있는 걸까요? 아슬아슬하게 딸내미의 순결을 지켜내는 강한 아버지상이 어필한 것이 있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

by 무디 | 2008/05/11 17:45 | 영화보고 끄적 | 트랙백 | 덧글(1)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

 사랑... 그리고 '결혼'! 이 사람을 사랑한다...라고 까지는 비교적 쉽게 마음을 정할 수 있는 듯 합니다. 헌데... 이 사람과 '결혼'을 하려고 하는 것은 확실히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사랑은 불타오르고, 감정을 표현하면 되지만 결혼은 분명 축복임과 동시에 제약입니다. 결혼을 경험해보지 않았더라도 가까이는 부모님과 형제를 통해, 그리고 각종 소설과 드라마 등을 통해 각자의 머릿속에는 '결혼'에 대한 것이 자리해 있을 거에요. 물론... 직접 해보면 확실히 미리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지만... ^^
 이 영화는 이혼한 중년 남성이 뒤늦게 깨닫고 진정으로 사랑했던 여인에게 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전처 사이에서 나온 11살 딸내미의 도움으로 말이죠. ^^ 하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은 주인공이 20대 시절에 겪은 삶과 사랑이야기입니다. 포장은 중년인데 내용은 청춘인 분위기죠. 다른 것은 몰라도 사랑과 결혼에 대한 젊은이들의 미묘한 분위기가 참 잘 살아있는 듯 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랑은 참 드물죠. 보자마자 확 불타오르는 사랑. 대부분은 엇박자... 짝사랑... 고무신 바꿔신기... 내 친구를 더 사랑하기 등등 방향이 절묘하게 틀어지는 경우가 많죠. 거기에 '결혼'을 생각하면서 들게 되는 고민과 불안, 분명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결혼을 생각하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는 청춘. A와 결혼하고 싶은데... 사실 B가 더 어울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식으로 말이에요.
 심리묘사를 상당히 재밌게 보고 나왔습니다. 남자의 시각 쪽에 좀 치우친 탓인지 함께 한 마눌님은 지루해하시더군요. 잠시 조는 불상사까지... ^^a;; 반면 옆자리의 아가씨들은 나름 재밌게 보고 있더군요. 특히 주인공이 잘생긴 것에 만족해하는 분위기였고, 잠시 등장한 모델스러운 남자 캐릭터에 열광하는 것을 보니 역시 영화를 즐기는 방법은 각자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좌우간 마눌님은 재미없어했고, 아가씨들은 좋아했고, 저는 예전 생각하면서 빙그레 웃었습니다.   

by 무디 | 2008/05/10 21:16 | 영화보고 끄적 | 트랙백 | 덧글(0)

성우의 스타성을 생각하며...

비밀은 아닌 이야기...(90)

 예전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와~ 목소리가 성우 같아요!’하는 것은 100% 칭찬이었습니다. 헌데 요즘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멋있다고 인식되던 목소리가 어느새 ‘느끼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니 말입니다. 

 투니버스에 오기 전까지 저에게 있어서 ‘성우’하면 예전 외화에서 즐겨 나오던 분들이었습니다. 지금도 이름만 대면 다들 아시는 배한성 선생님이나 양지운 선생님 같은 분들이죠. 배한성 선생님의 엄청나게 특이한 목소리, 양지운 선생님의 남성다운 카리스마는 어릴 때 귀에 박혔지만 지금까지 이어질 정도로 개성이 강합니다. 이런 기준(?!)에 젖어있다 보니, 투니버스에 처음 와서 성우들의 더빙을 들었을 때 목소리의 개성 면에서는 조금 밋밋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무척이나 초보적인 생각이지요? 심지어…!!! 96년 당시 한참 여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목소리를 내고 있던 강수진 님의 목소리를 처음 듣고는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와… 진짜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목소리다. 요즘 성우들은 이런가?’ 

 대략 97년까지만 해도 강수진 님뿐만 아니라 김승준 님이나 구자형 님 등의 목소리도 평범한 소리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당시 막 전속성우로 선발한 김장 씨의 경우는 거의 보통 사람의 표준 목소리 정도랄까요? 헌데 요즘은, 김장 씨 목소리를 가지고도 느끼하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어봤어요. 10여 년 지나면서 김장 씨가 목에 버터를 두껍게 바른 것인지, 아니면 시청자분 들이 귀에서 기름기를 쫙 뺐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요. 

 제가 저런 소리하니까 농담같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정말로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 마음 속의 ‘성우’라는 기준은, 한 마디 듣기만 해도 귀가 팍 쏠릴 만큼 강한 개성과 매력을 지니고 있어야 했던 거죠. 여자 성우로 보면 장유진 선생님이나 이선영 선생님 같은 분들의 목소리를 ‘성우’라고 각인하고 있었던 겁니다. 굉장히 범위가 좁은 생각이죠? 한마디로 헐리웃 배우 하면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기준으로 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셈이에요.

 갑자기 예전의 편협했던 기준을 다시 떠올린 이유는 다름 아닌 성우의 ‘스타성’에 대해 생각하다 그런 겁니다. 저의 경우는 라디오 드라마 시기는 아니고, 외화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는 70년대가 성우들을 접한 시깁니다. 이때 외화 그리고 간혹 애니메이션을 통해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는 성우들이 등장했고, 나름의 인기를 누립니다. 얼굴까지 알려지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당시는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했죠. 외화 자체가 인기가 있었고, 메인 시간대에 편성됐고,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됐으니까요. 이 시기에 ‘목소리가 성우 같아요’란 말을 한다면 상대방의 목소리에 대한 최상급 칭찬이 아니었을까요?

 요즘은 광고 녹음 시 성우에게 ‘성우가 아닌 것처럼 녹음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매우 자연스럽다고 하네요. 나레이션 녹음 때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광고나 나레이션의 목소리를 강한 개성보다는 ‘친근함’을 추구하면서 발생하는 일이죠. ‘친근함’의 표현은 목소리 자체가 ‘튀는’ 소리가 아니어야 하면서 연기 자체는 일상생활에서 말하듯 자연스러워야겠죠. 

 애니메이션에서도 친근함, 자연스러움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듯 합니다. 꽤 오랜 시간 우리를 즐겁게 해준 고참 성우분 들의 카리스마 대신 옆집 형이나 누나 같은 목소리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이유 중 하나로 캐릭터의 변화도 한 몫 합니다. ‘영웅’적인 주인공보다는 인간적인 약점이 존재하는 주인공들이 요즘 캐릭터지요. 어떤 작품에선 주인공이 아예 좀 모자라게 보입니다. 나중엔 성장하겠지만 처음에는 속말로 찌질하게 나오는 캐릭터가 한둘이 아니죠. 이런 캐릭터에 어울리는 성우를 찾다 보니 애니메이션에서도 광고와 유사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역의 경우도 그래요. 예전보다 리얼한 소리가 우대받고 있습니다. 아역의 경우는 자연스러움에 ‘사실감’이 추가되고 있다고 할까요?

 지금은 성우들의 인기가 애니메이션에 의해 좌우되고 있습니다. 이미 외화는 축소될 대로 축소됐고, 반대로 애니메이션은 전문 채널이 늘어났습니다. 이러다 보니 성우들이 이름을 알리는 무대는 애니메이션이 됐고, 이에 따라 성우 팬 층도 연령이 낮아졌고, 인기가 있는 성우들도 계속 언급한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성우들입니다. 이 성우들의 특징 중 하나가 평상시엔 목소리만으로 그 사람이 성우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러운, 시각을 달리하면 예전보다 평범한 소리를 지니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글을 작성하는 이유가 성우의 ‘스타성’에 있다고 앞서 말씀 드렸습니다. 언젠가 사석에서 ‘성우도 스타가 필요하다’란 주제로 이야기가 오고 간 적이 있습니다. 성우가 인지도가 약하다 보니 요즘엔 극장용 애니메이션에선 웬만하면 성우가 아닌 연예인을 기용하기도 합니다. 홍보를 위해서죠. 바꿔 말하면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선 인지도가 있는 스타급 성우라도, 일반인들을 상대로 홍보하기엔 많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려면 일반 연예인과 비견할 만한 인지도를 가진 성우 스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오고 갔죠. 물론 결론은 나지 않았고요.

 예전의 성우는 확실히 목소리 자체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외화 혹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과 동일시 되면서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만큼 목소리의 파워가 컸다고 봅니다. 단지 목소리 뿐만 아니라 그 성우의 연기적 ‘개성’도 인기에 한 몫 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고참 성우분 들은 목소리 자체도 도드라지지만 말투, 억양 등에서도 강한 개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담당하는 캐릭터들의 설정을 고려하면서 성우 자신 만의 개성을 캐릭터에 투여하곤 했죠. 한마디로 더빙판 맥가이버는 배우인 리처드 딘 앤더슨의 분위기와 연기를 살려주면서도 성우 배한성 선생님의 개성이 십분 발휘된 것이죠. 헌데 요즘은 목소리의 개성도 줄었지만 이러한 성우 본연의 개성도 많이 줄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할수록, 성우가 가진 자체의 개성은 발휘하기 힘들어지니까요.

 한때 성우가 스타가 되기 위해 외적인 요건들이 부각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었죠. 쉽게 말해서 외모가 출중하거나, 가창력이 뛰어나던가 말이죠.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는 지금 외모와 가창력도 확실히 성우에게 필요한 조건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는 것은 그와 함께 ‘성우 연기’와 ‘목소리 개성’으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수 있는 겁니다. 과연 21세기의 성우스타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까요? 아직까지는 어려운 숙제입니다.

by 무디 | 2008/05/08 15:03 | 뉴타입 컬럼(81~ )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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