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레이서

 번개호가 돌아왔습니다. 70년대 번개호를 보고 가슴 떨렸던 분들. 그리고 장난감 번개호를 조립하고 가지고 놀면서 입으로 엔진 소리 내던 분들. 보셨나요? 예전에 배트맨을 보고 '무슨 돈을 저렇게 들여서 만화를 영화로 만드나...'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엔 좀 더 그렇습니다. 정말로 엄청난 자본을 동원해 번개호를 영화로 만들었군요. '세계를 주름잡는 용감한 번개호! 영광과 승리는 나의 것이다~' 툭하면 나오는 메인테마음악에 예전 소리쳐 불렀던 가사가 떠오르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인 듯 합니다.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는 아마도 어린 시절 번개호가 우상이었나 봅니다. ^^a;;
 캐릭터들의 성격은 꽤 과장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면 말이죠. 하지만 바꿔서 보면... 만화에 나온 성격을 그대로 재현한 듯 보입니다. 쉽게 말하면 하는 짓들이 다 만화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네요. 바로 이 점이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두 갈레로 가르는 기준이 될 듯 합니다. 이런 과장을 즐긴다면 엄청난 시각효과와 함께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엔 장난이 너무 심하다...라며 불편해할 수 있을 듯 해요. 하지만! 어릴적 번개호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뭐... 게임 오버죠... ^^
 음악까지 옛 팬들을 챙기는 세심한 재현이지만 새로운 어린 관객들을 배려한 흔적이 보이죠. 트러블메이커인 주인공 동생과 침팬치가 그들인데요. 이들은 정확하게 번개호의 추억을 안고 극장을 찾은 부모가 데려온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코엑스 메가박스 M관에도 부모님 손에 이끌려온 아이들이 부모들 보다 더 소리치고 좋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두 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투정이나 화장실 가는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몰입도가 만만치 않다는 증거지요. 그리고 지난 번 포비든킹덤 때처럼 아빠 관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네, 번개호 팬들이죠. ^^a;;  
 현재 박스오피스에서는 '아이언 맨'에게 밀리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극장의 주고객층인 20대 팬들에서 밀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직 아이언 맨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생각은 할 수가 없네요... ^^   
 '비'가 나름 괜찮게 나옵니다. 원래 헐리웃 대작 영화에 동양 계열 캐릭터가 좋게 그려지는 꼴을 별로 구경하지 못한 탓인지 그 정도면 꽤 잘 나온 듯 해요. 대사 한 마디 없었던 박준형도 잠깐 나왔지만 대단히 인상 깊더군요. 외국의 영화팬들에게도 그만큼 각인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런 류의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어디까지가 실사 영화이고 어디까지가 애니메이션 영화일까요? 이제 정말 3D로 만든 작품은 주인공이 사람이면 영화고, 캐릭터면 애니메이션인 듯 해요. 사람이 크로마키 촬영을 하면 영화, 주인공을 모델링하면 애니메이션... 아, 이 구분도 깨려고 하는 영화가 있었다죠? '베오울프'! 여차저차해서 이 영화를 놓쳤는데 갑자기 보고 싶네요. 물론 극장에서요... - -a;;  

by 무디 | 2008/05/12 21:46 | 영화보고 끄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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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bs-tv at 2008/05/12 21:56
뭐 그냥 가족영화로 보면 재밌다고 해야할까요...
좀 아쉬운건 흥행엔 참패했더라고요. 이제 곧 인디애나 존스도 나오니 더욱 앞길이;;
Commented by tanato at 2008/05/12 23:01
오늘 보고 왔는데 정말 재밌더군요.
아이언맨이 너무 광고를 세게 때려서 묻힌거 같네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08/05/12 23:57
동생과 침팬지도 일단 원작재현입니다. 제가 볼 때 가장 재현도가 높았던 건 아버지 (다이스케) 였지만요.
Commented by 무디 at 2008/05/13 13:05
하하 그렇죠. 결국 충실한 원작재현이 30년 차이를 넘어서
아이들에게도 재미를 주는 듯 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마하호의 질감이 너무 좋더군요.
일단 만져보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앉아보고 싶고,
행운이 함께 한다면 저속으로 운전해보고 싶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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