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일상에서...

92년은 제 인생사에서 참 의미심장한 해였습니다. ^^a;;
일단 군생활을 쫑냈습니다.
그와 함께 복학을 미루고 SBS 빙글빙글 퀴즈 구성작가 생활을 시작합니다.
군바리에서 구성작가로 변신하기 까지 채 열흘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정말 획기적인 변신이지요.
당시 제대로 모르고 시작했던 구성작가 생활은 제 방송생활의 초석이 되었고
주춧돌 역할까지 해주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그해 9월 2일... 지금 제 평생의 반려자인 마눌님을 소개팅 비스무리하게
만나게 됩니다. 이제 결혼한지만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친구처럼, 아니 이전보다
더욱 서로를 이해하면서 살아가고 있죠. 

그리고... 저랑 4살 차이나는 제 여동생과 동갑내기인 젊은 뮤지션을 알게 됩니다.
지금이야 같이 늙어가는 나이 차지만, 그 때만 해도 4살 차이면 꽤 어리게 봤어요. ^^
바로 서태지였습니다.

녹화를 끝낸 후 뒷풀이로 찾은 락카페에서 마구 춤을 추던 도중 한 음악에 
정신을 뺐겼습니다. 당시 다운타운가를 휩쓸고 있던 '난 알아요'였죠.
귀에 감기는 멜로디와 강렬한 기타 리프가 어울리는 듯 부조화인 듯 묘한
느낌을 주면서 마구 몸을 흔들게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후 음악에만 반한 것이 아니라 패션에도 반했는지...
툭하면 모자를 구겨쓰고 조끼를 걸치고 다녔죠. ^^

하여가...도 좋아했지만 '너에게'나 '마지막 축제'같은 노래를 더 좋아했던
기억도 납니다.

Come back home 은 제가 동아TV에 취직한 다음에 나온 노래인데,
당시 선배PD와 후배FD와 함께 그 노래를 외워서 부르고 다녔죠.
그것도 사내에서... ^^
많은 선배들이 신기(!)하게 쳐다봤던 기억이 아직도 나네요. ^^

서태지의 음악은 저에겐 그냥 좋은 음악입니다.
그렇기에 그가 솔로로 나온 뒤 음악이 저와 맞지 않자 외면한 적도 있습니다.
음악이 마음에 들면 외워서 부를 정도까지 들으며 좋아하는 것이고...
어? 이건 별로다... 싶으면 음반도 사지 않고 잘 듣지도 않는 그런 정도...

4년 만에 그가 새 노래를 들고 나왔습니다.
마케팅 방식을 두고 여러 말들이 많은데... 어차피 그것은 포장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뮤지션이 발표한 음악이고...
듣는 이들이 어떻게 교감하느냐.. 이겠죠.
그리고 그것은 각자의 취향과 추억, 현재의 마음 상태에 달린 것이고요.

싱글 앨범을 살까도 했으나... 일단 벅스 유료 스트리밍을 통해서 감상을 했습니다.
3곡 모두 괜찮고, 특히 Moai의 후렴구 멜로디가 아주 촉촉하네요.
너무나 감각만을 자극하는 노래가 주류로 흐르려는 이즈음...
그의 음악, 그만의 멜로디와 그만이 쓸 수 있는 묘한 가사를 읖조릴 수 있는 이 시간이
굉장히 좋습니다.
뒤이어 나올 싱글과 앨범도 기대를 하게 하네요.
앨범이 나오면 이번엔 간만에 구매를 할 생각입니다.

그가 40대가 되어도 계속 제가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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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길조 2008/08/03 19:08 # 삭제 답글

    우헤헤헤 이번 앨범 저도 맘에 들어용♥ 말랑해진 서태지~~~~
  • 무디 2008/08/03 19:38 # 답글

    누군가 했자나... ^^
  • 지사모모집 2008/08/03 20:51 # 삭제 답글

    서태지 노래들은 지금 들어도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죠.
    특히 교실이데아는 아직도 노래방에서 애창곡으로 부르고 있어요.
    요즘 가수들이 1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서태지 같은 대박 가수들이 많이 많이 나와 줬으면 좋겠네요.^^
  • 무디 2008/08/04 11:12 #

    교실이데아가 당시 저에겐 좀 맞지 않았던 노래죠. ^^
    왜?
    고등학교 졸업한지 꽤 지나서인 듯 합니다. ^^
  • 오즈 2008/08/03 21:13 # 답글

    말랑하긴 한데 결코 녹록치 않은 그의 모아이....
  • 무디 2008/08/04 11:13 #

    그래요, 듣기 편하다고 마냥 말랑한 건 아니죠. ^^
  • 무늬 2008/08/04 04:08 # 답글

    무디님 글에서 태지님 소식을 보니 반갑네요^^ 한동안 성우님들 팬질 하다가 태지님 나오니 바로 넉다운;;;하하 싱글 모아이 무한 반복해서 듣는데, 들을때 마다 새롭습니다.
  • 무디 2008/08/04 11:14 # 답글

    어제 저도 꽤 반복해서 들었는데... 그래도 좋더군요.
    이른바 대중음악은...
    한번 빠지면 그 자리에서 골백번 들어도
    좋은 느낌이 있어야죠.. ^^
  • 탁상 2008/08/05 17:29 # 답글

    빙글빙글 퀴즈라면...허참씨의 SBS에서의 첫 예능?작이었죠.
    참...두꺼비는 신선했는데 말이죠....
    길게 못가고 금방 끝났었던 기억이 나네요..
  • 무디 2008/08/05 22:52 # 답글

    하하... 아이템 부족으로 인해서 그랬어요. ^^
    당시 3사가 그 시간대에 모두 퀴즈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는데...
    제가 일하던 당시에는 빙글빙글 퀴즈가
    그 중 가장 시청률이 높았답니다. ^^
    헌데...
    그 포맷은... 알고보니 일본 방송 베낀 거더라고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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