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ㅜ ㅜ 새로운 둘리 애니메이션을 만나기까지의 기간도 만만치 않았지만, 11살난 딸내미와 함께 우리 애니메이션 본방사수를 위해 TV앞에 자리한 것이 말이죠. 26편 시리즈 중 3편을 한꺼번에 만난 소감은 제목에 썼듯이 원작으로의 확실한 복귀입니다.
보물섬에 연재하던 원작만화 둘리는 어릴적 만화깨나 봤던 제 기억 속에서 가장 웃겼던 만화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80년대 초 어느 더운 여름에... 당시 중학생이던 제가 국민학생인 여동생과 함께 선풍기를 앞에 두고 떼굴떼굴 구르면서 둘리를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만화 내용도 더위와 관련한 에피소드여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
제가 20대에 접어들고서야 등장한 KBS판 둘리 애니메이션은 원작만화에 푹 쩔어있는 저에게는 좀 약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원작의 날카롭던 유머들이 둥글둥글해졌고, 이에 따라 캐릭터들도 생김새와 성격이 뭔가 유순해진 느낌이라 그닥 끌리지 않더군요. 더더군다나 그때면 술먹고 놀기도 바쁜 시기, 아무래도 둘리 애니메이션을 닥본사하기엔 무리가 있었죠. 나중에 투니버스를 통해서 간간히 보곤 했습니다.
원작자인 김수정 선생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총지휘해 제작 중이라는 2009 아기공룡 둘리! 캐릭터 생김과 표정, 그리고 대사 모두 원작만화를 그대로 움직이게 한 듯 해요. 이전 KBS시리즈와 비교한다면 선이 날카로우면서도 표정이 훨씬 섬세하고, 캐릭터 성격들이 확실해졌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주변 배경처리 같은 것이 요즘으로 보면 플래쉬 느낌이라는 의견(...방송 전부터 있었죠)에는 공감합니다. 흔히 보는 방송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그런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움직임이나 컷의 구도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상당히 세련됐습니다.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납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원작 캐릭터의 모습을 십분 살리려면 플래쉬처럼 보이는 배경 등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어보입니다. 배경이나 색감을 더 강조하면 김수정 선생 특유의 선맛이 살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그 선맛이 죽으면 원작 특유의 느낌이 줄어들 것이고요. 움직임이나 컷 등 세세한 연출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연출이 잘 되어 있어서 플래쉬같은 느낌은 앞으로 익숙해지기 나름이 아닐까 싶어요. 무엇보다도 같이 본 11살 딸내미는... 그런 거 신경쓰지 않고 마냥 재밌게 보더군요. 이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실제 타겟의 집중도와 반응! ^^;;
간만에 딸내미와 우리 애니메이션을 동반 시청한 것은 참으로 감개무량입니다. 극장판 얼음별 대모험을 통해 둘리를 알게 된 딸내미와 오랫동안 둘리 팬인 아빠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지요. 이른바 확실한 가족용 만화의 귀환입니다. 언젠가 영화리뷰에 쓴 적이 있지만 가장 만들기 힘든 것이 가족용 타겟입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몰입과 즐거움을 주면서 부모들에게도 유치하지 않게 다가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거든요. 만화의 경우 이러한 가족용 타겟에 가장 어울리는 것이 이른바 명랑만화 장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한때 명랑만화 많았죠. '꺼벙이', '번데기 야구단', '맹꽁이 서당', '로봇 찌빠' 등등. 이런 만화의 경우 애니메이션화 했을 시 그야말로 가족타겟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주인공이면서 어른들도 어울릴 수 있게 '가정'을 배경으로 실감나면서 상상력이 어울어진 사건을 소재로 하기 때문이죠.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더 이해가 될 듯 합니다. 현재 투니버스의 터줏대감인 '짱구'와 챔프의 대표선수 '도라에몽'같은 애니메이션이 그 예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명랑만화 장르가 쇠퇴했습니다. 적당한 원작을 찾기가 힘들어요. 위에 언급한 예전 고전급 만화들이 지금도 애니메이션 제작 이야기가 나올 만큼 희귀한 수준입니다. 헌데 TV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하려면 정말 가족타겟용 명랑만화가 제격입니다. 수입물인 짱구나 도라에몽이 우리나라에서 통하는 것을 보고 많은 관계자들이 왜 우리에겐 그만한 만화가 없을까 하고 한숨을 내쉬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필적할 만한 작품으로 둘리를 꼽고 있었고, 마침내 둘리가 오랜 침묵을 깨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딸내미의 반응을 보건데, 분명 지금 국내 방영 중인 어지간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제낄만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예전 원작에 충실하다 보니 딸내미는 알지도 못하는 LP판이 소재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더군요. 둘리의 개그코드가 지금의 초등학생에게도 확실히 먹히겠다는 느낌을 딸내미를 통해 받았습니다. SBS방영을 시작으로 공동투자한 투니버스에서도 방송을 시작할 텐데, 아마도 그동안 국내 애니메이션이 차지하기 힘들었던 메인 시간대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둘리니까요. 그리고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를 더욱 기대해봅니다.
본편의 스토리와 연출은 저는 앞에서 밝혔듯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별도의 영상이 갖춰지지 않은 오프닝, 아직 준비가 안된 듯한 엔딩은 좀 아쉽네요. 오프닝 음악이 좀 얌전한 것도 아쉬워요. 기왕 바꿀 거면 요즘 분위기에 어울리는 더 아이디어 넘치는 스타일을 바랬는데, 솔직히 좀 평이합니다. 왕년의 둘리 팬인 제가 지금 슥~하고 생각해도, 타이틀 관련한 몇 가지 아이디어가 바로 떠오르는데, 제작자들이 왜 이 정도에 그쳤을까 싶어요. 아이디어가 없진 않았을 겁니다.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 듯 한데, 모든 것을 관장했다고 하는 김수정 선생님이 최종 결정을 하셨을 것이니, 직접 들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겠죠.
성우들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성격 파악이 아주 좋아요. 사실 전 김서영, 양정화, 정선혜 성우가 둘리, 도우너, 또치라고 하길래 살짝 불안했습니다. 이유는... 이 세 성우가 코믹한 연기를 할 때 스타일과 보이스 컬러가 좀 비슷해요. 특히나 김서영 씨와 정선혜 씨는 아주 묘한 부분까지도 비슷하게 들릴 때가 있어요. 해서 캐릭터 구분이 확실히 될까 불안했었는데, 각자 개성있게 잘 잡은 듯 합니다. 셋 중 가장 복잡한 성격을 표현할 둘리의 김서영 씨는 특유의 귀여움과 개구짐을 잘 녹여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살짝 비굴해질 때의 표현이 아주 좋아요. 가장 단순한 도우너는 양정화 씨가 아주 도우너형 '쪼'를 만들어서 잘 풀어가고 있습니다. 도우너가 제일 단순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일단 셋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해요. 또치의 정선혜 씨는 성격 설정은 좋은데 말이 좀 빠른 듯한 느낌이었어요. 연출 쪽에서 대사를 살짝 줄여주면 연기하기 더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길동의 변영희 씨, 좋습니다. 이전 고길동을 맡은 성우들에 비하면 좀 평범한 소리인데, 오히려 더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에요. 알고보면 평범한 가장인 고길동을 표현하기에 말이죠. ^^ 변영희 씨 또한 개성이 강한 편에 속하는 목소리인데, 워낙 이전 멤버가 소리가 독특하다 보니 평범하게 생각될 정도네요. 다만, 평상시 톤은 좋은데 고길동이 화내거나 흥분할 때는 조금만 더 힘을 써주면 하는 생각이에요. 그렇게 되면 아주 만족스러운 고길동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살짝 선을 보인 마이콜의 최한 씨. 마이콜이 좀 더 맹~했으면 했는데, 좀 무리입니다. 최한 씨 연기 자체는 제대로 가고 있으나, 원래 가진 목소리가 출중해요. 해서 본인의 노력에 비해 마이콜이 똘망하게 보입니다. 희동이 역의 서지연 씨. 역시 연기 자체는 괜찮은데 소리가 좀 나이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 보다는 더 어리게 들릴 수 있는 소리가 좋을 텐데, 이 역시 본인이 가진 목소리가 한계를 만들 듯 합니다.
비중 있게 등장하는 게스트 캐릭터는 다른 성우를 캐스팅하지만 슬쩍 지나가는 캐릭터들은 고정 출연 성우들이 돌아가면서 해결하고 있더군요. TV애니메이션 녹음에는 흔히 있는 일이고, 저 또한 사정을 뻔히 알고 있기에 중복과 관련해서는 말을 삼갑니다. 극장용의 경우에는 의견을 내지만요. ^^a;; 헌데 주연인 양정화 씨나 정선혜 씨가 한마디씩 땜빵할 때는 좀 뜨끔하더라고요. 특히나 정선혜 씨가 남자애 소리를 한마디 하는데, 당장 둘리 김서영 씨랑 비슷하게 들려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하려고 그런게 아니라 원래 두 성우가 남자애 소리내면 비슷하게 들려요. - -a;; 양정화, 정선혜 성우는 차라리 '성인'역을 하면 몰라도 극 중에서는 아무리 단역이라도 아이들 소리는 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녹음 관련해 한 가지만 더 지적하면, 서로 간의 대사가 겹치는 부분이 좀 불안합니다. 더 잘 들려야 할 대사가 묻히는 느낌이 들더군요. 밸런스가 흔들린 건데, 겹치는 대사를 따로 녹음하지 않고 한 번에 갔을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하죠. 그리고 한쪽이 소리치고 다른쪽이 놀랄 때의 밸런스 역시 불안합니다. 살짝 싱크도 어긋난 것 같고요. 이 역시 한 채널에 녹음 처리했을 때 나오는 대표적인 현상입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니면 그냥 지나치는 디테일한 부분이지만 수입용 더빙도 아니고 창작 더빙에서 이런 모습 보이면 저 같은 사람은 혀를 끌끌 찹니다. 그거 몇 분만 더 투자하면 깔끔하게 될 것을 뭐 급하다고 그냥 가나... 싶어서 말이죠. 쩝.
녹음 관련해서는 살짝 불만도 토로했지만 디테일한 부분의 지적일 뿐입니다. 전체적인 연기 수준은 매우 높아요. 성우들의 의욕도 느껴지고요. 제가 언급한 디테일마저 강화하면 아마도 최고 수준을 보여줄 겁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즐거웠던 것은 딸내미의 반응이에요. 특히 얼음별 대모험보다 더 재밌다고 이야기해준 것이 고무적이에요. 직접 김수정 선생님께 전해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앞으로의 방영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특히 새로 나온 둘리 인형이 아주 퀄리티가 높아요. 둘리 방송과 함께 상품도 좀 대박을 쳐서, 시리즈 종영 전에 바로 2기 기획에 들어가는 쾌거를 이루어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보물섬에 연재하던 원작만화 둘리는 어릴적 만화깨나 봤던 제 기억 속에서 가장 웃겼던 만화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80년대 초 어느 더운 여름에... 당시 중학생이던 제가 국민학생인 여동생과 함께 선풍기를 앞에 두고 떼굴떼굴 구르면서 둘리를 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만화 내용도 더위와 관련한 에피소드여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
제가 20대에 접어들고서야 등장한 KBS판 둘리 애니메이션은 원작만화에 푹 쩔어있는 저에게는 좀 약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원작의 날카롭던 유머들이 둥글둥글해졌고, 이에 따라 캐릭터들도 생김새와 성격이 뭔가 유순해진 느낌이라 그닥 끌리지 않더군요. 더더군다나 그때면 술먹고 놀기도 바쁜 시기, 아무래도 둘리 애니메이션을 닥본사하기엔 무리가 있었죠. 나중에 투니버스를 통해서 간간히 보곤 했습니다.
원작자인 김수정 선생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총지휘해 제작 중이라는 2009 아기공룡 둘리! 캐릭터 생김과 표정, 그리고 대사 모두 원작만화를 그대로 움직이게 한 듯 해요. 이전 KBS시리즈와 비교한다면 선이 날카로우면서도 표정이 훨씬 섬세하고, 캐릭터 성격들이 확실해졌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주변 배경처리 같은 것이 요즘으로 보면 플래쉬 느낌이라는 의견(...방송 전부터 있었죠)에는 공감합니다. 흔히 보는 방송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그런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움직임이나 컷의 구도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상당히 세련됐습니다.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납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원작 캐릭터의 모습을 십분 살리려면 플래쉬처럼 보이는 배경 등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어보입니다. 배경이나 색감을 더 강조하면 김수정 선생 특유의 선맛이 살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그 선맛이 죽으면 원작 특유의 느낌이 줄어들 것이고요. 움직임이나 컷 등 세세한 연출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연출이 잘 되어 있어서 플래쉬같은 느낌은 앞으로 익숙해지기 나름이 아닐까 싶어요. 무엇보다도 같이 본 11살 딸내미는... 그런 거 신경쓰지 않고 마냥 재밌게 보더군요. 이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실제 타겟의 집중도와 반응! ^^;;
간만에 딸내미와 우리 애니메이션을 동반 시청한 것은 참으로 감개무량입니다. 극장판 얼음별 대모험을 통해 둘리를 알게 된 딸내미와 오랫동안 둘리 팬인 아빠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지요. 이른바 확실한 가족용 만화의 귀환입니다. 언젠가 영화리뷰에 쓴 적이 있지만 가장 만들기 힘든 것이 가족용 타겟입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몰입과 즐거움을 주면서 부모들에게도 유치하지 않게 다가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거든요. 만화의 경우 이러한 가족용 타겟에 가장 어울리는 것이 이른바 명랑만화 장르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한때 명랑만화 많았죠. '꺼벙이', '번데기 야구단', '맹꽁이 서당', '로봇 찌빠' 등등. 이런 만화의 경우 애니메이션화 했을 시 그야말로 가족타겟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주인공이면서 어른들도 어울릴 수 있게 '가정'을 배경으로 실감나면서 상상력이 어울어진 사건을 소재로 하기 때문이죠.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더 이해가 될 듯 합니다. 현재 투니버스의 터줏대감인 '짱구'와 챔프의 대표선수 '도라에몽'같은 애니메이션이 그 예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명랑만화 장르가 쇠퇴했습니다. 적당한 원작을 찾기가 힘들어요. 위에 언급한 예전 고전급 만화들이 지금도 애니메이션 제작 이야기가 나올 만큼 희귀한 수준입니다. 헌데 TV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하려면 정말 가족타겟용 명랑만화가 제격입니다. 수입물인 짱구나 도라에몽이 우리나라에서 통하는 것을 보고 많은 관계자들이 왜 우리에겐 그만한 만화가 없을까 하고 한숨을 내쉬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필적할 만한 작품으로 둘리를 꼽고 있었고, 마침내 둘리가 오랜 침묵을 깨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딸내미의 반응을 보건데, 분명 지금 국내 방영 중인 어지간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제낄만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예전 원작에 충실하다 보니 딸내미는 알지도 못하는 LP판이 소재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더군요. 둘리의 개그코드가 지금의 초등학생에게도 확실히 먹히겠다는 느낌을 딸내미를 통해 받았습니다. SBS방영을 시작으로 공동투자한 투니버스에서도 방송을 시작할 텐데, 아마도 그동안 국내 애니메이션이 차지하기 힘들었던 메인 시간대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둘리니까요. 그리고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를 더욱 기대해봅니다.
본편의 스토리와 연출은 저는 앞에서 밝혔듯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별도의 영상이 갖춰지지 않은 오프닝, 아직 준비가 안된 듯한 엔딩은 좀 아쉽네요. 오프닝 음악이 좀 얌전한 것도 아쉬워요. 기왕 바꿀 거면 요즘 분위기에 어울리는 더 아이디어 넘치는 스타일을 바랬는데, 솔직히 좀 평이합니다. 왕년의 둘리 팬인 제가 지금 슥~하고 생각해도, 타이틀 관련한 몇 가지 아이디어가 바로 떠오르는데, 제작자들이 왜 이 정도에 그쳤을까 싶어요. 아이디어가 없진 않았을 겁니다.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 듯 한데, 모든 것을 관장했다고 하는 김수정 선생님이 최종 결정을 하셨을 것이니, 직접 들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겠죠.
성우들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성격 파악이 아주 좋아요. 사실 전 김서영, 양정화, 정선혜 성우가 둘리, 도우너, 또치라고 하길래 살짝 불안했습니다. 이유는... 이 세 성우가 코믹한 연기를 할 때 스타일과 보이스 컬러가 좀 비슷해요. 특히나 김서영 씨와 정선혜 씨는 아주 묘한 부분까지도 비슷하게 들릴 때가 있어요. 해서 캐릭터 구분이 확실히 될까 불안했었는데, 각자 개성있게 잘 잡은 듯 합니다. 셋 중 가장 복잡한 성격을 표현할 둘리의 김서영 씨는 특유의 귀여움과 개구짐을 잘 녹여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살짝 비굴해질 때의 표현이 아주 좋아요. 가장 단순한 도우너는 양정화 씨가 아주 도우너형 '쪼'를 만들어서 잘 풀어가고 있습니다. 도우너가 제일 단순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일단 셋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해요. 또치의 정선혜 씨는 성격 설정은 좋은데 말이 좀 빠른 듯한 느낌이었어요. 연출 쪽에서 대사를 살짝 줄여주면 연기하기 더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길동의 변영희 씨, 좋습니다. 이전 고길동을 맡은 성우들에 비하면 좀 평범한 소리인데, 오히려 더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에요. 알고보면 평범한 가장인 고길동을 표현하기에 말이죠. ^^ 변영희 씨 또한 개성이 강한 편에 속하는 목소리인데, 워낙 이전 멤버가 소리가 독특하다 보니 평범하게 생각될 정도네요. 다만, 평상시 톤은 좋은데 고길동이 화내거나 흥분할 때는 조금만 더 힘을 써주면 하는 생각이에요. 그렇게 되면 아주 만족스러운 고길동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살짝 선을 보인 마이콜의 최한 씨. 마이콜이 좀 더 맹~했으면 했는데, 좀 무리입니다. 최한 씨 연기 자체는 제대로 가고 있으나, 원래 가진 목소리가 출중해요. 해서 본인의 노력에 비해 마이콜이 똘망하게 보입니다. 희동이 역의 서지연 씨. 역시 연기 자체는 괜찮은데 소리가 좀 나이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 보다는 더 어리게 들릴 수 있는 소리가 좋을 텐데, 이 역시 본인이 가진 목소리가 한계를 만들 듯 합니다.
비중 있게 등장하는 게스트 캐릭터는 다른 성우를 캐스팅하지만 슬쩍 지나가는 캐릭터들은 고정 출연 성우들이 돌아가면서 해결하고 있더군요. TV애니메이션 녹음에는 흔히 있는 일이고, 저 또한 사정을 뻔히 알고 있기에 중복과 관련해서는 말을 삼갑니다. 극장용의 경우에는 의견을 내지만요. ^^a;; 헌데 주연인 양정화 씨나 정선혜 씨가 한마디씩 땜빵할 때는 좀 뜨끔하더라고요. 특히나 정선혜 씨가 남자애 소리를 한마디 하는데, 당장 둘리 김서영 씨랑 비슷하게 들려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하려고 그런게 아니라 원래 두 성우가 남자애 소리내면 비슷하게 들려요. - -a;; 양정화, 정선혜 성우는 차라리 '성인'역을 하면 몰라도 극 중에서는 아무리 단역이라도 아이들 소리는 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녹음 관련해 한 가지만 더 지적하면, 서로 간의 대사가 겹치는 부분이 좀 불안합니다. 더 잘 들려야 할 대사가 묻히는 느낌이 들더군요. 밸런스가 흔들린 건데, 겹치는 대사를 따로 녹음하지 않고 한 번에 갔을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하죠. 그리고 한쪽이 소리치고 다른쪽이 놀랄 때의 밸런스 역시 불안합니다. 살짝 싱크도 어긋난 것 같고요. 이 역시 한 채널에 녹음 처리했을 때 나오는 대표적인 현상입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니면 그냥 지나치는 디테일한 부분이지만 수입용 더빙도 아니고 창작 더빙에서 이런 모습 보이면 저 같은 사람은 혀를 끌끌 찹니다. 그거 몇 분만 더 투자하면 깔끔하게 될 것을 뭐 급하다고 그냥 가나... 싶어서 말이죠. 쩝.
녹음 관련해서는 살짝 불만도 토로했지만 디테일한 부분의 지적일 뿐입니다. 전체적인 연기 수준은 매우 높아요. 성우들의 의욕도 느껴지고요. 제가 언급한 디테일마저 강화하면 아마도 최고 수준을 보여줄 겁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즐거웠던 것은 딸내미의 반응이에요. 특히 얼음별 대모험보다 더 재밌다고 이야기해준 것이 고무적이에요. 직접 김수정 선생님께 전해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앞으로의 방영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특히 새로 나온 둘리 인형이 아주 퀄리티가 높아요. 둘리 방송과 함께 상품도 좀 대박을 쳐서, 시리즈 종영 전에 바로 2기 기획에 들어가는 쾌거를 이루어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덧글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저게 80년대인데 고길동씨도 중산층급은 되었던 듯싶네요. ㅎㅎ
- 불만 : 철수는 없고 영희는 대사도 없이 딱 한 씬만 나옴 (시퀀스도 아닌 신...-_-;)
그러고 보니 고길동 집에 방도 많고... 좀 살았었지 싶습니다. ^^
또 보면서 재미있던 점은 오디오, 엘피와 좌우개폐형 냉장고가 동시에 등장했다는 거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거지만 그런 점도 세대를 아우르고 배려한 듯 해서 좋았습니다..
그렇게 어긋나는 건 아니에요.
헌데 덕분에 고길동의 음악 수준이 예전보다 한단계 높아지는 느낌이라는... ^^
특히 악마의 디스코 편을 보면 악마가 해골을 건물 위에서 던진 장면이 광고가 모바일이라는 것도 쓰여지는 것도 그렇고요
또 약간의 제목이 바꾼것도 있더군요
거짓말 편도 원래 제목이 피부암인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성우적인 것에서는 kbs편이 아직도 많이 생각나게 하지만 ...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나오게 될 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감독하시는 걸 텐데,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
만화책에서만 보던 그 표정들이 하나하나 살아서 돌아왔으니...ㅠ.ㅠ
제 주변에는 '성우 캐스팅이 바뀌다니! 나의 둘리는 이렇지 않다능!'이라는 친구들도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원작에 가깝기로 따지면 이번 둘리가 훨씬 나은데, 만화책 보물섬이 아닌 KBS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둘리를 접한 세대에게는 오히려 KBS 애니메이션이 원판으로 다가오는 모양입니다.^_^;;
여하튼 실제 방송에서 시청률을 움직일 초등학교 및 유아들이
어느정도 몰려줄까가 상당한 관심사입니다.
구박하는 와중에도 재워주고 밥먹여주는 것을 보면 대단히 인간성 좋아요. ^^
훨씬 둘리가 말괄량이가 되었지만^^ 참 재밌었습니다. 연속 히트해서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네요.
더욱이 그 파장이 코코몽까지 미쳐서 방영될 2기도 대박!치면 바랄게 없겠죠^^?
거기에 더 바란다면... ^^
다른 우리 애니메이션들이 더 나와주는 거죠. 헤헤...
변영희님은 좀 더 독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길동씨가 나름 심술궂은(?) 아저씨 컨셉인데...
목소리가 착하게 들리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최한님하고 변영희님하고 배역을 바꾸면
더 낫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어느 정도는 알고보면 불쌍한 가장의 포지션도 좀 유지했으면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변영희 씨 목소리 컬러는 참 괜찮다고 봅니다.
오렌지story님과 같은 의견은 위 글에서도 말했듯 질러줄 땐
좀 더 해주길 바라고 있어요. ^^a;;
최한 씨는... 솔직히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연기야 뭐 좋죠. ^^)
고길동은 더더욱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 (...제 생각이지만요)
길동 아저씨가 (아직 3화 밖에 못 봤지만) 전보다
훨씬 신분이 상승하신 듯 합니다^^ㅋㅋ둘리에게 절대
지지 않아요 ㅋㅋ
다음 방영일 까지 룰루랄라 기다려야 겠네요~
마지막에 역전당하는 것이 묘미죠. ^^
얼른 한국가서 보고싶네요.
좀 더 나이 들어서 보면 거의 성인군자로 보일 듯 합니다. ^^
난 너무 반가운 거 있징~!
도원이는 1년은 더 있어야쥐... ^^
원작 만화 기준으로 본다면 지금이 아주 딱입니다. ^^
이번 둘리의 '주제가' 빼고는 괜찮더라구요...
주제가는...아직 익숙치 않아서 그런가....ㅎㅎ;
포켓몬보다 얘들이 훨 귀엽고 잼씀 ㅋㅋ
일본 애니메이션은 수채화배경이죠.. 그런 색감이 참 좋은데..
우리나라가 벼랑위의 포뇨같은 애니메이션을 아니 색감만 이라도-
만들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오세암 같은 작품은 극장에서 봤을 경우
상당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이미 해외에서 작품상을 받기도 했고요. ^^
꼴뚜기 왕자님..^ ^;
담배 모아서 다이나마이트라고 던질때..
전 당신에게 빠졌습니다.
확실히 둘리가 국민만화이긴 한 듯 합니다.
오늘까지도 둘리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으니까요. ^^
국회에 고길동 만한 인물이 없습니다!!
혹시라도 스크랩을 원하지않으신다면 블로그의 쪽지나 안부게시판에 글남겨주셔요.
저도 보물섬 보고 둘리를 아껴왔었고 나름 둘리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성격에 익숙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성우 연기는............
이건 아무래도 연출의 능력이지 싶습니다.
좀더 모아 내는 소리로 성우 연기를 요구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구요
너무 모아내면 구식인듯한 느낌이 있겠지만 그게 화면에는 더 잘 들러 붙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감정 연기도 디테일하게 들러붙질 못하는것도 좀 그렇고
주제가는 이건 참 말하기 싫습니다.
비슷한 밥에 숟가락 담근 사람으로서 딱한마디 하자면 멜로디가 주체성이 없습니다. 흑
맘같아서는 무료 봉사 할테니 주제가 다시 만들자고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러고 보면 예전 둘리의 주제가는 정말 명곡인것 같아요
김화백님의 싸인을 고이 고이 간직하며 살아가는 팬으로서 참 반가우면서도 씁쓸합니다.
그냥 이번 1기는 반쪽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앞으로 더 사랑받을 둘리를 기대해 봅니다.
헌데 요즘은 풀어서 내는 소리를 훨씬 더 선호해서요. ^^
저도 그렇고요.
만약 제가 했다고 하더라고... 더 모아서 하라고 요구하진 않았을 듯 합니다.
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
저 역시 코믹스 시절부터 읽었던 팬으로서 원작재현도나 성우분들의 목소리는 상당히 좋았다고 생각해요.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아니 '한가지' 라고 비중 적게 말하기엔 너무 큰 아쉬움인데
어떻게 봐도 플래시 애니로 보일정도로 너무 가벼워보인달까요ㅜㅜ
제작비도 엄청나게 들었다던데 차라리 셀화작업 했다면 훨씬 향수를 일으켰을텐데
지금은...보기에 거부감이 너무 심하네요..
암만 내용물이 뛰어나도 껍데기가 저러니..뭐 이미 거의 다 만들어져서 이제 바꿀수는 없겠지만
정말 기대하던 작품이라 여기서나 한탄해봅니다ㅎㅎㅜㅜ
셀화작업 으로야 못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정감있는 분위기와 스랩스틱개그를 완전히 소화시키기엔 셀화론 무리인것같습니다.
딸아이는 한 5살정도 되었을까요?
굉장히 귀엽고 장난기 많은 여자아이로 기억하지만 제일 기억게 남았던 것은 이 아이가 안고 놀고 있는 둘리인형이 었죠
아이가 선택한 인형이었을 겁니다, 엄마는 돈만 지불했겠죠..
아마 인형을 선택하는 주변에는 많은 디즈니 인형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아이의 손에는 둘리가 있다는 것에 무언가 흐믓함의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프랑스 아이에게도 둘리가 세계적으로 먹어주는 캐릭터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님의 반응을 보셨다고 하길래 번뜩 생각나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2009 둘리를 한국에 돌아가서 빨리 보고싶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전 유럽 및 미주도 쟁패했으면 좋겠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목소리랄까 그게 계속 다른 만화의 캐릭터랑 겹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달까....
물론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겠지만 말입니다.
그렇지만 내용면에선 KBS 방영판에 뒤지지 않는거 같네요.
다만... 마이콜이 등장하지 않는거에대해선 아쉽다는 생각 뿐...... [물론 나중에 등장 하겠죠?]
ㅜㅜㅜ 마이콜 보고 싶다....
하지만...
또 그런 '개성'이 없으면 역으로 성우하기 힘듭니다.
특히 원작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이번 둘리는 이제야, 드디어 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단순히 아동전유물 만이 아닌, 누구나 좋아하고 즐기는 그런 캐릭터로서 돌아와서 기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