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일출봉 아래서 먹는 전복회 돌아다니고/먹고

지난 달 제주도 여행 때 성산일출봉을 찾았습니다. 저와 마눌님은 예전에 일출봉 꼭대기까지 올라간 바 있어서 솔직히 그닥 내키진 않았지만 제주도에 처음 와본 12살 딸내미에게 보여주고자 다시 들렀습니다. 헌데 꼭대기까지 올라가고픈 마음이 들지 않더라고요. 날씨도 좀 우중충하고 피곤하기도 해서요. 그러던 중 시선을 왼쪽으로 돌렸는데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글이 길어서 접습니다. 헌데 이 스킨에서는 글이 접혀있을 땐 글 제목을 클릭해야 하는 모양이에요.. - -)  

올라가는 것만 있는 줄 알았던 성산일출봉인데 아래로 내려가면 해녀들도 있고 보트도 있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갑자기 흥미가 일더군요. 딸내미도 힘들게 올라가는 것에는 시큰둥한 반응이라 내려가 보기로 합니다. 
저기 보이는 것이 해녀의 집입니다. 해녀들이 성산일출봉 아래서 직접(!) 잡은 해산물을 팔더군요. 물질공연에 대해선 알아보질 못했습니다. 까먹었다는... 큭...
그리고 보트 타는 곳입니다. 아주 간소한(?!) 분위기죠? 하긴 뭐 보트 성능만 좋으면 됐지 뭘 더 바라겠습니까? 자연 모습 그대로가 가장 아름다운 성산일출봉 밑에 인공적인 구조물들이 있으면 보기 안좋죠.
바로 이런 풍경이 어울리겠죠. 제주도 분위기 물씬 풍깁니다. 인위적인 조각으로는 도저히 표현못할 자연의 모습!
내려오긴 했는데 보트 탈 것이 아니면 뭘할까 하다가 해산물을 맛보기로 혼자(!) 결심합니다. 네, 마눌님과 딸내미가 해산물에 약해서요. 결국 제 욕심만 채우게 되는 분위기죠. 흐흐...
이 정도 구성에 3만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해녀...라고 부르기엔 나이가 많이 드신, 해서 해녀할머니라 호칭해야 할 분들이 이 정도에 3만원이라고 보여주시고 계십니다. 헌데 어차피 밥을 따로 먹을 계획이고, 저 혼자만 '맛'을 봐야했기에 저 정도 양은 너무 많았죠. 해서... 전복 한마리만 어떻게 안되겠냐고 물어봅니다. 그랬더니 전복 한마리에 해삼 한마리를 더해서 만원에 주겠다고 하시더군요. 좀 비싸단 생각은 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그냥 발길을 돌리는 것이 더 아쉬워서 그렇게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먹을 전복 사진 한방 찍으려고 사진기 만지는 잠깐 동안 해녀할머니 한 분이 순식간에 가져가서 손질에 들어가더군요. 그래서 온전한 모습의 전복 기념촬영은 실패했습니다. - -a;;
전복 한마리와 해삼 한마리가 접시에 담겼습니다. 전복이 제법 큰 놈이란 것을 느낄 수 있죠? 바라보며 내심 감탄하고 있는데 그 위로 해녀할머니가 한마디 하십니다. "전복은 회로 먹는 것이 제일이다~~" 네, 어디 한 번 최고의 맛을 느껴보죠.
안쪽으로 들어가면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초고추장과 양파, 고추와 미역을 제공합니다. 정말 소주 생각이 아른거리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지만, 초인적인 인내로 참았다는 거 아닙니까.
미역이 아주 싱싱하고 부들부들합니다. 이 미역 역시 성산일출봉 아래서 난 것이라고 해녀할머니가 자랑하시더군요. 
하지만 주인공은 전복! 뭐... 그 싱싱함이란 정말 글로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접사로 찍어서 눈으로는 더 잘 느낄 수 있지만 맛을 생생하게 설명할 길이 없네요. 따따베처럼 리액션을 할 수도 없고... 좌우간! 태어나서 먹어본 전복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죠?)
조연인 해삼 군도 압권이었습니다. 시내 횟집에서 서비스메뉴로 나오는 녀석만 상대하다가 살아 꿈틀대는 싱싱한 놈을 접하니 이건 정말 상대가 안되더군요. 이 놈만 가지고서도 쐬주 일병이 바로 사라질 지경이었습니다.
싱싱한 전복과 해삼을 회로 먹으며 성산일출봉을 우러러보니 이건 뭐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저 쐬주를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죠. 하지만 제가 운전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크흑...

성산일출봉에 오면 다들 올라가기 바쁘지 않습니까? 저도 이전에 2번 방문했지만 올라가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죠. 헌데 시선을 반대로 돌리면 이렇게 내려가서 즐길 수 있는 것도 있더라고요. (...저만 늦게 알았을지도...) 혹 성산일출봉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올라가서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하시고, 내려가서 보트를 타거나 아니면 성산일출봉 아래서 해녀할머니들이 잡아 올린 싱싱하기 그지없는 해산물 한 점 맛보는 즐거움도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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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카이º 2009/07/03 21:00 # 답글

    크으, 어렸을때 성산일출봉만 안갔으면 이번 기회에 가서

    해녀의집에도 가서 먹는건데 그랬어요 ㅠㅠ

    맛나겠네요 ㅎㅎㅎ
  • 무디 2009/07/03 23:08 #

    경험해볼만하더군요. ^^
  • 페이☆이쥬 2009/07/03 21:05 # 답글

    헉... 전복!! 이 시간에 이런 포스팅은 반칙이에요...ㅠㅠㅠㅠ(아니거든요..;)
    성산 일출봉은 저도 어렸을 적에 다녀온 듯한 기억이 있는 듯한데..
    사진 보니까 눈이 익어요. 또 놀러가보고 싶어라~~/ㅅ/
    에헷~☆ 근데 분이기->분위기 말씀하신 거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편집증 환자라서..( . .)
  • 무디 2009/07/03 23:08 #

    오타 지적은 언제든 환영입니당~ ^^
  • BusterAngel 2009/07/04 09:03 # 답글

    지난 여행의 못다한 이야기인가요? 저도 수학여행때 가보고 싶었는데, 무지 힘든 한라산 등정으로 대체해서 아쉬운 기억이 드네요.
  • 무디 2009/07/04 12:50 #

    6월에 올렸어야 했는데 좀 바빠서요. ^^
    일주일 정도 잡고 몰아서 올릴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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