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력과 세련미를 보강한 ‘국가대표 - 완결판’! 영화감상기

아직 한참 상영중인 영화가, 그것도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영화 국가대표가 개봉 중에 다른 편집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완결판이란 이름으로요. 종영 이후 재개봉도 아니고 DVD출시도 아닌데 디렉터스컷이 나온 셈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상영만 완결판이고, 필름상영은 개봉버전 그대로에요. 이렇게만 보면 약간 혼란스럽습니다. 먼저 본 사람들은 또 보라는 것인지, 새로이 볼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라는 건지 말이죠.

 

언론 시사회 포함해서 국가대표 2번 관람한 저의 경우는 일단 호기심이 앞섰습니다. 그리고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 특별시사회에 참석해 실체를 확인했습니다. 완결판 이야기 전에 잠깐 특별시사회 분위기를 살펴보죠. 별도의 질의, 응답 시간은 갖지 않는다고 사전 고지한 상태에서 김용화 감독을 비롯한 여러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가졌습니다. 언론 시사회 떄와 멤버가 약간 바뀌었어요. 공통되는 멤버는 하정우(차헌태 역), 김지석(강칠구 역), 김동욱(최흥철), 최재환(마재복) 씨 입니다. 코치 역의 성동일 씨와 봉구 역의 이재응 군이 빠졌어요. 그 대신 홍일점 방수연 역할을 한 이은성 씨와 해설자로 우정 출연한 조진웅 씨가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배우들의 짧은 인사말 속에서 어딘가 아직 배가 고프다 라는 뉘앙스가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앞선 흥행작 해운대를 의식해 좀 더 가고 싶다는 의지가 다들 있는 듯해요. 물론 대놓고 밝히진 않았지만요.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은 김용화 감독 말에 따르면 200만 관객을 돌파했을 때쯤 투자배급사 관계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400만을 돌파하면 디렉터스컷을 만들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천에 옮겼는데 디렉터스컷이라기 보다는 리퀘스트컷에 가깝다고 하더군요. 감독의 의도보다 관객들이 영화를 본 뒤 원하는 것을 더 챙겼다면서요. 이후 다른 스케줄이 있던 조진웅 씨를 뺀 나머지 멤버들이 한 줄에 나란히 앉아 참석자들과 함께 완결판을 감상했습니다.

 

이제 완결판이 개봉버전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야기할 차례인데, 한마디 한마디가 다 스포일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국가대표를 이미 관람해서 굳이 완결편을 볼 필요가 없으신 분들에게 최적이겠습니다. 관람할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가급적 안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 지금부터 제가 쓴 영화 리뷰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스포일러 향연이 펼쳐집니다. ^^

글 제목에서 이번 완결판이 개봉버전보다 설득력세련미가 보강됐다고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설득력이 보강됐다는 이야기는 개봉버전의 내용 전개에서 연결이 튄다 싶은 장면들 사이에,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사실은 원래 있었던 장면을 보강해서 전체적으로 이야기 흐름을 유연하게 가져간 것입니다. 개봉버전에 없었던 장면 중 멤버들이 처음으로 술 마시는 장면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재복이네 고깃집에서 처음으로 다 모인 멤버들이 만취한 상태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죠. 이 장면이 추가되면서 내내 으르렁거렸던 헌태와 흥철이 관계가 보강되어 보입니다. 이미 나이트클럽에서 맞부딪히긴 했지만 이후 공사장에서 으르렁거리는 설정이 좀 급해 보였거든요. ^^

 

또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술집에서 미국팀과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도 어딘지 모르게 급해 보였죠. 완결판에선 그 앞에 추가된 장면이 있습니다. 연습장에서 이미 미국팀과 만나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요. 이 장면이 들어가면서 술집 장면은 매우 자연스럽게 연결되더군요. 이 장면은 재밌기도 해서 대체 왜 편집했을까 싶더군요. 단순히 런닝타임을 맞추기 위해 희생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컷 하나를 추가해서 튀는 느낌을 최소화한 장면도 있습니다. 수연이 흥철에게 자신이 에이즈환자라 말하는 장면입니다. 개봉버전 보신 분들 그때 어떠셨나요? 저는 갑자기 나온 에이즈 타령에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물론 이후 사실이 밝혀지면서 웃음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거기까지 시간이 좀 깁니다. 그러다 보니 확 뒤집는 효과도 있지만 그전까지 이 영화 좀 억지스럽군 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시간으로 인해 영화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게 될 우려도 있죠. 완결판에서는 수연이 슬쩍 미소를 짓는 한 컷을 추가해 처음 보는 관객들이 ? 뭔가 수상한 걸?하는 생각을 하도록 도와줍니다. 사실 처음 볼 때는 몰랐는데 개봉버전을 두 번째 볼 때는 수연이 아빠한테는 말하지 말라면서 살짝 입 꼬리를 올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헌데 에이즈 자체가 워낙 강하다 보니 처음에 볼 땐 그게 잘 들어오지 않았어요. 여기에 대한 모니터도 있었는지 보강이 됐고, 이로 인해 코치가 사실을 밝힐 때 보다 설득력이 있게 보였습니다. 이 외에도 더 있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다음 내용으로 갑니다.

 

설득력과 함께 세련미가 보강됐다고 했는데 일단 편집 디테일을 들 수 있습니다. 같은 길이의 장면에 인서트 컷이 다양하게 추가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개봉버전과 같은 길이의 대사를 듣는 동안 더 많은 컷의 전환을 볼 수 있었습니다. 편집 좀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단 완성을 해놓아도 자꾸 보다 보면 아 저기서 리액션 컷 하나 더 들어가면 좋았을 텐데, 저 때 사이즈 다른 컷 하나 더 들어갔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들죠. 추가된 장면처럼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그에 못지않게 보강하고 싶은 것이 편집이지요. 앞에서 말했듯 개봉버전보다 같은 장면에서 더 많은 컷들이 보강되었는데, 사실 장면에 컷 수가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죠. 완결판의 경우는 다행히 긍정적입니다. 컷이 많이 추가됐지만 리듬감이 확실하게 살아있어서 개봉버전에 비해 더 세련되어졌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결정적으로 세련미가 보강됐다고 보는 것은 많은 분들이 가장 불필요하지 않았나 싶었을 장면이 빠진 것입니다. 바로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벌어지는 애국가 합창 장면입니다. 국가대표라는 제목 때문인지 작품의 주제가 담겨있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신파적인 장면이었죠. 이 장면을 빼고 대신 올림픽 경기 장면을 더욱 보강해 관객들로 하여금 시합 자체에서 이들이 진정한 국가대표라는 것을 느끼게 이끌어줍니다. 그리고 경기 후 바로 귀국장면으로 이어지는 완결판은 개봉버전보다 확실히 세련되어 보입니다.

 

완결판이 마냥 좋냐~하면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개봉버전에서 4명 선수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도입부가 완결판에선 차헌태의 아침방송 장면만 남아있습니다. 흥철이의 경우는 삭제해도 별 상관없지만 칠구의 군입대 문제와 재복이의 사랑을 암시하는 장면이 빠진 것은 아쉬워요. 그로 인해 이후 전개에서 칠구와 재복이 파트가 좀 약해지는 면이 있거든요. 런팅타임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 부분을 걸렀다면 차라리 새로 추가된 장면 중 코치와 헌태가 봉구를 처음 만나는 것을 빼는 것이 오히려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 장면이 나름 헬기도 동원하고, 덕택에 빼기 아쉬운 장면으로 보이긴 하지만 필요성은 적어 보이니까요. 이 경우만 놓고 보면 개봉버전을 감상한 관객을 위한 서비스로 보입니다. 하지만 완결판을 처음으로 감상할 관객까지 고려한다면 개봉버전의 도입부를 살리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것이 제 개인의견입니다.

 

스포일러를 쏟아내다 보니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개봉 도중에 선보인 국가대표 완결판은 상당히 볼만했습니다. 일반 관객들의 모니터를 수렴해 보다 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게 완성됐다고 할까요? 이러한 작업은 개봉 전에는 절대 불가능하죠. 그리고 그렇기에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하는 거고요. ^^ 영화 개봉 전 관계자들은 무수한 모니터와 편집에 편집을 거듭한 뒤 작품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은 너무나 많이 본 탓에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은 떨어지게 되죠. 이번 국가대표 완결판은 관객의 눈까지 고려해 만든 참 보기 드문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아직 국가대표를 보지 않으신 분은 완결편을 보시라 권해야겠네요. 헌데 이 긴 글을 끝까지 다 읽으셨다면 안 보실지도 모르겠군요. 어쩌나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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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JinAqua 2009/09/11 00:43 # 답글

    영화 두 번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고민했는데, 봐야겠네요 'ㅁ'
    다행히도(?) 저는 스포일러 부분은 뛰어넘고 아쉬운 부분만 봤어요. 이힝 =ㅂ=
  • 무디 2009/09/11 10:18 #

    훌륭하십니다! ^^
    스포일러는 영화 보시고 나서 봐주시면 감사하죠. 호호...
  • 은람 2009/09/11 13:31 # 답글

    완결편을 보러 갈 예정이라 스포일러를 뛰어넘고 봤습니다^^
    영화 보고 나서 다시 이 글을 보러 와야겠네요~~ㅎㅎ

    본문의 최흥철역의 배우분 성함은 김동우가 아니라 김동욱이 맞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수정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 무디 2009/09/11 14:36 #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
    은람 님 아니었으면 김동욱 씨 팬들한테
    돌 맞았을 지도 모르겠군요. ^^
  • aa 2009/09/12 20:24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볼려구하는데요...혹시영화관에서 상영하는이름은 그대로국가대표인가요?아님이름이바꼈나요?
  • 무디 2009/09/13 22:07 #

    너무 늦게 들어왔네요. ^^;;;
    영화관에서는 '국가대표 - 완결판' 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메가박스는 그렇게 표기하고 있어요)
    디지털 상영관에서만 볼 수 있고요.
  • 아쉽네요 2009/09/12 20:46 # 삭제 답글

    이구~ 오늘 보고왔는데 시간이 안맞아 그냥 일반판으로 보고왔는데.
    아쉽네요~ 그런데 이렇게 글로나마 읽었으니 만족하렵니다. 하정우 너무 멋있어요 T^T!!
  • 무디 2009/09/13 22:07 #

    하하... 전 볼 수록... 하정우 씨가 귀엽게 보이더라고요.
    아무래도... 제 나이가... 흑...
  • 멋집니다 2009/09/14 17:01 # 삭제 답글

    저는 완결편 보고 어떤차이가 있지? 라고 생각하고 검색하다 이글을 보게 되었는데
    차분하게 분석하신 글을 읽고..아!!이랫구나..하고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그리고..애국가 부르는 장면을 보았으면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앗을까? 하는 생각이.ㄷㄷㄷ
    글 잘읽고 갑니다 꾸벅..(..)
  • 무디 2009/09/14 17:15 #

    완결편으로 국가대표를 보신 모양이군요. ^^
    재밌게 보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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