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김대중 자서전) 책장넘기기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김대중 지음 / 김영사
나의 점수 : ★★★★★






대중 전대통령 서거 후 이 책을 보게 됐습니다. 고인이 직접 쓴 자서전인데 시기는 대통령 당선 전입니다. 세 번째 대권 도전에 실패한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나서 쓴 글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이후 대통령에 당선되어 개정판이 나왔고, 제가 본 책도 개정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이 정계 은퇴 직후에 작성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성공이 아닌 실패의 순간에 쓴 자서전이라고도 할 수 있죠. 하지만 내용은 밝고 유익함이 넘칩니다. 김대중 전대통령(이하 DJ로 표기)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유머가 녹아있기 때문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얼마나 DJ를 알고 있었던가 하고요. 그리고 제가 DJ에 대해 들은 것 중 보수언론이나 반대세력에서 나온 것이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덕분에 나름 존경하는 면이 없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책을 읽는 내내 제가 많이 몰랐던 점을 알게 되어 부끄러운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확실히 큰 어른이고 큰 정치인입니다. 대통령 당선 전에 쓴 글인데 읽고 나니 당선 후의 행보가 새삼 이해가 되더군요. 요즘 박정희에 대한 재평가 운운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먼저 DJ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은 자서전의 형태이지만 삶의 교양서라 할만합니다.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도움이 될 기준과 행동방식을 알려줍니다. 바른 삶, 참된 용기, 원칙과 유연성, 대화의 중요성, 민심을 바라보는 눈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알기 쉽게, 마음에 확 와 닿게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자신이 이렇게 인문학적 지식을 갖게 된 것은 독재정권이 공부하라고 감옥에 넣어줬기 때문이라는 긍정을 넘어 해탈 수준의 유머는 이 책을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는 윤활유입니다.

 

DJ가 위독했을 때 전두환이 병문안을 온 것을 봤을 겁니다. DJ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그가 DJ재임시절 전임들이 편안했다며 꼬리를 치는 모습을 보고 새삼 DJ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먼저 세상을 뜨긴 했지만 결국 DJ가 이긴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DJ납치사건을 지휘한 이후락이 세상을 뜨자 이희호 여사가 고인의 유지에 따라 조의를 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DJ가 말한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 참 용서라는 말과 용서하는 것은 인간의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는 말이 무게 있게 다가오더군요. 저 같은 밴댕이 속은 언제나 그렇게 실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계속 노력해보렵니다.

 

마지막으로 책 내용 중 하나만 더 인용합니다.

국민이 좋은 지도자를 기대한다면 스스로도 좋은 심판자가 되어야 한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dbm386.egloos.com/tb/5113698 [도움말]

덧글

  • 미르누리 2009/11/04 16:21 # 답글

    그저 마지막줄 한줄 만으로도...ㅠㅠ
  • 무디 2009/11/04 17:39 #

    그러게 말입니다. 그 마지막 한줄이 1993년 경에 쓰신 거라는 게 더더욱...ㅠㅠ
  • 어릿광대 2009/11/04 16:24 # 답글

    저도 이책읽었는데 삶의 교훈,지식 등등을 알수있게해주는 좋은책이죠
  • 무디 2009/11/04 17:39 #

    그렇습니다. 참 많이 배웠어요!!
  • GaraM 2009/11/04 17:33 # 삭제 답글

    오타 있네요...(이휘호 여사→이희호 여사)

    다시 한 번 故 김대중 前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 무디 2009/11/04 17:40 #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Gejo 2009/11/05 02:42 # 답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혹은 알려고도 하지 않는 분들이 이미 돌아가신 분에게 잘못을 돌리거나 험한 말을 하는 상황을 자주 보는 것 같습니다. 사람에 대해 무관심하면서 그저 무슨일만 벌어지면 다른사람에게 돌리는 데 살아있는 사람이면 몰라도 이미 돌아가신 분들에게 험한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무디 2009/11/05 09:55 #

    옳으신 말씀입니다.
  • 알수록 2009/11/10 14:02 # 삭제 답글

    알면 알수록 저같은 보통 그릇은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산 같은 분이세요 내공이 장난이 아니지요^^ 우리나라에 다시 이러 분이 나올 수 있을까 생각도 들고 .....아 이희호 여사님 자서전 동행도 추천합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진짜 좋더라구요
  • 무디 2009/11/10 14:04 #

    오오.. 추천 감사합니다! ^^
덧글 입력 영역


미투데이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