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의 무책임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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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정이 느껴지는 감동의 도가니, 대성집 by 무디

언젠가 모 선배님이 개고기를 기가막히게 잘하는 집과 함께, 그 개고기 집 주인장의 강한 프라이드(?!)에 대해서도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 주인장의 프라이드는... 한마디로 그 개고기집에선 손님이 왕이 아니라 그 주인장이 왕이라는 거죠. 그 주인장이 자랑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런 것입니다. 어느 날 손님으로 높은 양반이 오셨답니다. 당시 서울 시장이었다나요. 그리고 지금은 더 높은 곳에 있는 분인데 그 곳을 방문하셨답니다. 수행원들이 먼저 와서 좋은 자리를 요구했는데, 그날 마침 기분이 꿀꿀했던 터라 구석진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나요? 그랬더니 높은 양반이 얌전히 구석 자리에서 먹고 갔다는... 그런 에피소드입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한편으로는 재밌는 에피소드일 수도 있지만, 온전히 손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꽤 기분 찝찝하지 않나요? 이 이야기를 듣고 바로 떠오른 곳이 있습니다. 바로 도가니로 유명한 '대성집'이죠.
강북 대표 맛집 중 하나입니다. 오랜 연식을 자랑하듯 허름한 외관이죠. 이런 집들이 간혹 맛에 반비례하는 불친절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데 대성집은 전혀 그렇지 않죠. 물론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무릎 꿇고 주문받고 하지는 않습니다. 손님을 채근하지 않는 넉넉함과 여유있는 미소가 돋보이죠. 처음 대성집에 들러 혼자 도가니탕을 국물 한방울까지 싹 비운 뒤 뿌듯한 마음에 계산대에 섰습니다. 그리고 작은 감동을 받았죠. 거스름돈을 내어주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손을 거두는 겁니다. 찰나의 순간, 뭐 하는 건가 싶었는데... 천원짜리 지폐의 구겨진 부분을 펴고 있더군요. 그리고 가지런해진 거스름돈을 다시 내주었습니다. 네, 아주머니 입장에서 본 손님에 대한 예의의 표현이었습니다.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저는 가슴에 팍 남더군요. 이후 대성집에 갈 때면 마음 한구석에 온기를 품고 가곤 했습니다. 장안 최고의 도가니를 푸근한 마음으로 먹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훌륭한 맛집이죠. 많이들 추천하시는 곳인데, 저도 뒤늦게 글 올립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접어놓습니다>  
대성집의 손님에 대한 친절함으로 이야기를 꺼냈지만 음식이 보다 더 맛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죠. 사진은 작년 늦은 봄께 방문했을 때입니다. 아아... 그 이후로 여름지나고 둘째가 생긴 뒤 정말 시간이 정신없이 흐른 것이 다시 느껴지네요.
대성집의 자랑 도가니 수육! 쫄깃함이 그야말로 감동이죠. 주문시 도가니탕 국물이 곁들여져서 나옵니다. 밥만 말면 그대로 도가니탕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데... 술과 함께 먹을 땐 어지간해선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a;;
한 조각씩 간장에 찍어먹는 맛이 그야말로 예술이지요. 이창희 음악감독님도 지인과 함께 이곳을 방문하고는 바로 문자날리시더군요. 도가니가 예술이라고요. ^^
요건 고기가 많이 붙어있는 부위...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히든메뉴 '해장국'입니다. 메뉴판에는 적혀있지 않은데 주문하면 바로 가져다주는 히든메뉴! ^^ 어지간한 해장국 전문점의 맛을 한참 상회합니다. 저녁에 지인들과의 술자리라면 꼭 주문할 가치가 있죠.
도가니 베이스 국물에 싱싱한 선지... 아아... 갑자기 쐬주가 생각나네요. 쩌비...

작년에 절친인 Rock과 선배님인 YongPD님과 함께 한 자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벌써 1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네요. 그러고보니 Rock본지도 꽤 됐고, YongPD님도 '아내가 돌아왔다'가 다 끝났으니... 조만간 자리 한번 만들어야겠네요.

덧글

  • Lainworks 2010/04/13 22:16 # 답글

    여기 정말 뭐 대단한 곳이죠. 블루리본 서베이에도 다른 호텔 레스토랑이랑 나란히 올라간 곳일 정도니까요.
    도가니탕도 맛있고...전 여기 마늘짱아찌가 그렇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 무디 2010/04/14 16:37 #

    아아 마늘짱아찌! 입에 쩍쩍 붙죠!
  • 펠로우 2010/04/13 22:45 # 답글

    구식시스템이지만 사근사근한 맛이 있죠^^
  • 무디 2010/04/14 16:37 #

    아아 그 표현 좋습니다. '사근사근한 맛'!!
  • 2010/04/14 03:44 # 삭제 답글

    그 높은 양반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꽤 쿨한듯.
    어지간한 정치인이면 자기가 누군줄 아냐며 뒤엎었을지도 모르는데 ㅎㅎ
  • 무디 2010/04/14 16:38 #

    그러게요. 쿨하게 쥐죽은 듯 구석에서 드셨다니... ^^
  • TJ 2010/04/14 09:56 # 답글

    헉 저는 저렇게 도가니를 수육으로 따로 내어주는 집을 처음 봤습니다. 정말 맛있겠네요.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돕니다. 게다가 선지마저 저렇게 맛있어 보이다니... 주소를 검색해서 꼭 한번 들려봐야 겠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무디 2010/04/14 16:38 #

    아, 넵. 꼭 한번 가보셔요! ^^
  • ㅐ0-0 2010/04/14 11:34 # 삭제 답글

    손님은 왕이다 라는게 서비스업계의 최고의 명언임에도 불구하고 장인정신과 결부한 기묘한 사고방식(먹기 싫으면 마 먹고시프면 내말 듣고 그리고 돈은 알아서 잘 내라)라는 음식점이 은근히 많죠
  • 무디 2010/04/14 16:38 #

    그러게요. 맛을 권력으로 아는 건데... 손님 입장에선 영 기분 나쁘죠.
  • 돈쿄 2010/04/14 14:43 # 답글

    학교에서 가까워서 자주 들리는 곳이네요... 반가운 마음에...
    그런데 도가니 수육은... 그냥 도가니탕 두개 시켜서 건더기 건저놓은게 양이 훨 많더라는.(실험결과입니다...)
  • 무디 2010/04/14 16:39 #

    아아 부럽습니다. 자주 들리시는 군요. 쩝.
    자주 들리시니까 그런 실험도 해보셨군요.
    참고하겠습니다!! ^^
  • 내맘대로교 2010/04/14 15:13 # 답글

    헉... 먹는 거! 안그래도 해장국이 먹고 싶었는데 저런 퀄리티 높은 사진을 ㅠㅠ
  • 무디 2010/04/14 16:39 #

    사진 자체는 뭐 퀄리티가 별로인데...
    피사체는 정말 퀄리티가 높답니다! ^^
  • 카이º 2010/04/14 16:41 # 답글

    대성집이 혹시 안암동의 그 집인건가요?

    멋진 주인장인데요 ㅎㅎㅎ
  • 무디 2010/04/14 16:43 #

    대성집은 서대문역과 독립문역 중간쯤에 위치한 곳이에요! ^^
    그리고 개고기집 주인... 정치적 성향에 따라 멋있게 보일 수 있습니다. 키득!
  • Rock 2010/04/15 11:55 # 답글

    안녕~^^

    오늘 마눌님 생일이라 저녁 외식을 어디서 할까 고민했는데..
    딱 여기루 결정해부렀다네~ ㅋㅋ

    조만간 얼굴 보세나~~~ㅎㅎ
  • 무디 2010/04/15 13:30 #

    부디 어부인이 만족하시길~~!! ^^
  • 과자상자 2010/04/18 02:47 # 삭제 답글

    동네 근처인데 꽤나 유명한가 보네요!
    항상 지나가면서 허름하다 싶었는데.. 여타 다른 곳에서 보면 항상 맛집이라고 나와 있는거 보니
    꼭 가봐야 할꺼 같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감사!!! ^ㅁ^
  • 무디 2010/04/18 21:04 #

    근처에 사시는 군요! 갑자기 부럽사와요~~!!
    저는 예전에 재수학원 다닐 때 그 근방을 1년간
    자주 다녔었는데... 그땐 전혀 대성집의 존재를 몰랐었죠.
    그때 알았으면 최소 일주일에 한번은 갔을 듯 합니다. ^^a;;
  • Lynx 2010/05/03 00:59 # 삭제 답글

    참 맛깔나게 써놓으셨네요..ㅡㅜ;;;
    덕분에 새벽한시에 출출함이 2배, 3배가 되고 있습니다..ㅜㅜ;;
    나중에 기회가되면 한번 찾아가 보아야 겠습니다..^^
  • 무디 2010/05/03 11:06 #

    아아... 급죄송! ^^
    기회되면 꼭 찾아가보세요!! 필수 코스가 아닐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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