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의 무책임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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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한류가 보인다 by 무디

비밀은 아닌 이야기...(131)

 극장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연일 기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달 국산 애니메이션 최초로 극장흥행 100만을 넘긴 것을 두고 기뻐했는데 이제 2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그간의 가뭄에 비하면 정말 넘치도록 과분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까지 기다린 시간을 고려한다면 아직 배가 고프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하튼 이제 ‘마당을 나온 암탉’은 확실하게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쉬리’가 되리라 봅니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작품의 기준이 되는 거죠. 이와 함께 올해는 TV애니메이션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면서 시장에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로보카 폴리’와, 이번 여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투니버스 제작 ‘안녕 자두야’가 그 작품들입니다.

 애니메이션 분야 중 우리나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유아용 CG애니메이션입니다. 이미 그 이름도 찬란한 ‘뽀로로’가 세계를 무대로 활약해 유아애니메이션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수많은, 그리고 수준 높고 작품성 있는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앞다투어 나왔지만 뽀로로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뽀로로와 비슷한 주제, 비슷한 타겟, 비슷한 부가 사업… 이러다 보니 좁은 한국 시장 내에선 강력하게 자리잡은 뽀로로의 아성을 누구도 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뽀로로를 만든 기획사에서 만든 다른 야심작들도 정작 뽀로로에 인기도, 사업적인 면에서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현실은 그야말로 빈익빈 부익부 혹은 뽀로로 독주라 할 수 있죠. 아주 심하게 말하면 우리나라 유아애니메이션은 매우 발달했는데 그게 그냥 뽀로로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헌데 올해 그야말로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로보카 폴리’가 방송과 동시에 사업적인 면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는 전에 없는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죠. 로보카 폴리는 그 설정부터 파격적입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구조’라는 개념을 붙이고 주인공들이 자동차이면서 인간형 로봇으로 변신까지 하는 설정이니까요. 이전엔 아동용 이상에서만 통용되던 설정이죠. 초등학생 이상을 타겟으로 보고 당연히 완구를 메인 상품으로 기획하는 것이 로보카 폴리의 설정이었죠. 헌데 이것을 유아용으로 적용한 겁니다. 게다가 아동용 때와 마찬가지로 변신완구를 곁들여서 말이죠. 기획 단계에서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그러한 사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큰 성공은 과거의 답습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것에서 나오게 되죠. 로보카 폴리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눈높이를 설정했고 결과적으로 유아 타겟을 세분화하면서 기존의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습니다.

 로보카 폴리가 무엇보다도 경이로운 것은 완구입니다. 세계적인 완구사인 홍콩의 실버릿과 손잡고 만든 로보카 폴리 변신완구는 1년 넘는 제작기간을 거쳐 매우 수준 높게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재질 자체가 고급스럽고 연결 및 변신이 매우 부드럽습니다. 어른인 제가 만져봐도 몇 번 쓰고 버리는 소모성 완구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애니메이션에서 보는 변신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해내고 있기까지 합니다. 방송 시작과 함께 시장에 뿌려진 이 완구들은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해내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흔히 유아애니메이션의 사업은 일단 지상파(EBS)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이후 재방송 및 케이블 방송을 시작할 때 관련 상품을 사업 전개하는 형태였습니다. 유아의 경우는 캐릭터 인지와 상품 판매까지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죠. 헌데 이것을 로보카 폴리가 넘어버렸습니다. 어지간한 아동용 애니메이션보다도 빠른 시점에 상품 판매를 폭발적으로 이루어냈죠. 그야말로 그간의 유아애니메이션의 공식을 다 부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더욱 높은 곳을 향해 현재 진행 중입니다.

 로보카 폴리가 봄부터 유아애니메이션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을 때, 투니버스에서는 여름방학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투니버스가 직접 기획한 우리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 가 기존의 절대 강자인 ‘짱구는 못말려11’을 누르고 투니버스 올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입니다.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는 지난 10년간 TV애니메이션 시청률에서 그야말로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습니다. 재방송도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짱구이며 특히 신작 시리즈가 방송될 때면 그야말로 TOP시청률을 유지하는 것이 짱구입니다. 헌데 이 짱구를 자두가 넘어선 것입니다. 그것도 올해 신작을요. 짱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걸까요? 아닙니다. 여전히 TOP시청률을 보이고 있죠. 그 상태 그대로 두고 자두가 넘어선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최고 시청률 애니메이션에 등극했죠.

 수많은 애니메이션 채널과 어린이 채널에서는 짱구 혹은 도라에몽 같은 작품에 목이 말라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더 이상 그만한 작품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직접 기획해서 만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안녕 자두야’는 그 가능성을 아주 선명하게 증명해냈죠. 탄탄한 원작을 선택했고, 지금 입맛에 맞게 많은 부분을 다듬었습니다. 그 과정에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방송하면서 얻은 투니버스의 노하우가 발휘되었습니다. 그 노하우는 타겟을 사로잡기 위해선 이런 방향이 옳다는 이정표죠. 거기에 우리가 직접 기획한 작품이기에 이른바 일본색이 빠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느낀 그 벽, 매우 재밌지만 어딘가 우리 정서와 어긋난 그 느낌, 그 일본색이 기획단계에서 싹 빠진 거죠. 그 결과 우리가 보기에 너무나 유쾌한 애니메이션이 탄생했고 그 결과는 그야말로 기대 이상입니다.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언제쯤에야 짱구를 능가할까 하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때가 온 것이죠. 그리고 우리나라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만한 캐릭터와 이만한 스토리가 있다면 국산 TV애니메이션도 프라임 시간대에 방영되어서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요. 흔히 여러 애니메이션 및 어린이 채널에서 국산 애니메이션을 차별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만 보면 맞는 이야기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지금까지 프라임 시간대를 지켜낼 만한 작품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검정고무신과 둘리를 제외하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들은 당연히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되었죠. 그리고 타채널의 일본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자두는 마침내 그 이상을 보여준 것이고요.

이렇게 극장용에서, 유아용TV애니메이션에서, 아동용TV애니메이션에서 지금껏 없었던 결과가 올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부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죠. 이 기준이 적용되고 이것을 뛰어넘는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할 때 마침내 애니메이션에서도 한류 바람이 불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오히려 드라마와 음악을 넘어서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덧글

  • 마레녀석 2011/10/16 15:44 # 삭제 답글

    이제 슬슬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도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들에게 일본애니메이이 아닌 한국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싶네요...
    현재 저희 세대를 보면 애니메이션이 많이 보편화 되었고 전철 안이나, 길을 가다보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사람들도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전부 일본 애니메이션일 뿐 한국 애니메이션은 한편도 볼 수가 없더라구요..

    나중엔 밖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극 애니메이션 산업 화이팅!

    p.s : 안녕 자두야 정말 재밌게 보고 있어요!
    그리고, 편성표의 일명 "짱구 도배"현상도 끝나는 기미가 보입니다.
    이제 더욱 더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 무디 2011/10/16 18:57 #

    감사합니다. 저도 지하철에서 가끔 원피스나 코난을 보고 계신 분들을 보는데
    조만간 우리 애니를 보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
  • 회색인간 2011/10/16 15:54 # 답글

    훗날 예를 들어 안녕 자두야를 보고 이 업계에 투신했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애니메이터가 나왔으면 하네요....너무 룰 모델이 외국에만 치중된게 슬프네요
  • 무디 2011/10/16 18:57 #

    그러게요. 아마 곧 그런 분이 나올 겁니다. ^^
  • 러브수진 2011/10/16 16:56 # 삭제 답글

    자두의 성공 정말 반갑습니다.
    보고 나서 한번 더 미소짓게 되는 애니에요.
    이렇게 멋진 한국애니가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 무디 2011/10/16 18:58 #

    곧 선보이게 될 '와라 편의점' 을 기대해주세요. ^^
    TV시리즈로 새롭게 탄생하면서
    완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 SV001R 2011/10/16 19:56 #

    와라 편의점이 12월부터 방영시작으로 알고 있는데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 무디 2011/10/16 21:47 #

    네, 내부에서는 완성도에 매우 자신하는 수준입니다. ^^
  • 카레 2011/10/16 19:04 # 답글

    안녕 자두야는 들어 봤는데 로보카 폴리는 진짜 처음 들어보네요. 흐음;
  • 무디 2011/10/16 21:47 #

    대형마트 완구코너에 가면 실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
  • SV001R 2011/10/16 19:57 # 답글

    안녕 자두야 잘 만들었습니다. 작화부분에서 오류가 몇개 좀 눈에 띄는 걸 빼면 전반적으로 수작입니다.

    최근의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공에는 누구나 보고 재밌어 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작품이 나와 주었다는 주요한 요인이 있지만, 한편으로 영화사나 방송사 등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한국애니메이션 작품들의 잇따른 성공으로 앞으로서 사람들이 우리 애니메이션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지기를,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더불어 다음달 개봉하는 돼지의 왕도 성공하기를…
  • 무디 2011/10/16 21:48 #

    각별한 관심 매우 감사합니다.
    돼지의 왕...도 찾아가봐야겠네요!
  • 미르누리 2011/10/16 21:54 # 답글

    이제 조금이나마 빛이 보이는 걸까요... 다 애니메이션 업게 분들이 그동안 노력하신 결과라고 생각 합니다
  • 무디 2011/10/19 22:48 #

    이제 슬슬 빛을 발해야겠죠! ^^
  • 과자상자 2011/10/17 02:23 # 삭제 답글

    어린이날 즈음에 토이저러스라는 매장쪽에 잠깐 일하게 되었는데, 그 때 담당하시는 많은 직원분들에게 물어봤죠. 아무래도 완구가 많으니까요.

    당시 뽀로로가 인기가 있어서 잘 나갈 줄 알았더니 폴리가 물량이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티비에서 보게 되었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둥글둥글하고 애니도 맛깔나고요.


    그러다 언젠가 안녕 자두야를 돌리다가 봤는데 역시나 재미있었습니다. 집에서도 동생이 재미없게 뭐 보냐고 하다가 같이 보게 되었네요. 요즘은 챙겨서 못 보지만 역시나 재미있습니다 ^^. 근데 예전에 만화 중 안녕 자두야를 본 기억이 맞나 모르겠네요. 아마도 같은 작품 같은데... 제가 헷갈리는 건지... ^^;;;;

    ps. 무디님 너무 바쁘신가봐요. 정말 오랜만에 글 올라왔습니다 T^T

  • 무디 2011/10/19 22:48 #

    네, 좀 바쁩니다. ^^
    잊지않고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최혜지 2011/10/17 21:03 # 삭제 답글

    안녕자두야 를 만화책으로 먼저봤었는데, 만화영화로도 한다는 걸 알았을때 감회가 새로웠던 기분이 선명하네요ㅋ ..그렇죠, 그렇고 말고요 우리나라의 만화가 정서에도 맞고 더 재밌게 느껴지는건 당연하죠ㅠㅠ 주위에 한국애니메이션에 관심있는 친구들이 많이 없는데, 자두야 같은 애니메이션이 더 많이 나왔으면ㅠㅠ 드디어 우리나라가 조금씩 다른 시도를 해나가는 걸 보면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얏호!!
  • 무디 2011/10/19 22:49 #

    올 겨울 '와라 편의점' 을 기대해주세요~!
  • 김카누 2011/10/18 08:44 # 삭제 답글

    저같은 경우 공중파에서 해주는 일본애니메이션을 접한 세대여서 일본문화에 호의적이고 친근하지만 그래도 막상 짱구나 아따맘마를 보면 '일본도 저렇네' 딱 거기까지의 반응밖에는 할 수가 없더라구요.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한국애니가 있다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자두가 그 역할을 하네요. 자두를 보면 대사나 상황들이 한국인이라면 좀 더 공감할수 있는 어렸을때 겪었을법한 그런 일들이다 보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피아노 학원을 보내달라는 자두에게 돈이 없다며 애미를 팔라던 난향 씨의 대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애니 자체의 완성도도 좋지만 성우분들의 열연이 그 완성도를 배가 시켜준다고 생각합니다. 양정화 성우님의 아줌마연기는 파격변신이예요 ㅎㅎㅎ
  • 무디 2011/10/19 22:49 #

    양정화 성우님이... 사실 전속 때부터 아줌마 연기를 잘해내곤 했습니다. ㅋ ㅋ
  • 유리 2011/10/22 14:37 # 삭제 답글

    로보카폴리는 보지 못했지만,
    안녕 자두야는 참 기분 좋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좋습니다.
    요즘 일본 애니메이션도 너무 자극적인 것들밖에 없는 것 같아서 가끔은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그리웠거든요.
    앞으로도 다양하고 많은 한국애니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와라! 편의점도 기대되네요. ^^
  • 무디 2011/10/23 14:01 #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제작진들이 아주 자신이 넘쳐요. ^^
  • sum41 2012/08/02 20:46 # 삭제 답글

    굉장히 기쁜 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굉장히 기쁜 일이죠. 게다가 한국 애니메이션도 점점 비상할 계기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말이죠.
    아직은 일본 애니메이션은 따라가지 못 했지만, 훗날 반드시 우리 한국 애니메이션도
    전 세계에 날개를 피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고 '오세암'이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ㅎㅎ. 둘다 굉장히 감명깊게 보았다는 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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