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의 무책임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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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새로운 도전 by 무디

비밀은 아닌 이야기...(142)

 혹시 어린 시절 보았던 어린이 드라마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가요? 저는 1978년작 ‘X-수색대’ 가 제 어린 시절 최고의 어린이 드라마였습니다. 주변에 시청하지 않는 친구들이 없을 정도로 인기였고요. 그때 어떠한 방송프로그램보다도 제일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보다 수년 아래인 분들은 전설(!!)적인 어린이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이 최고의 어린이 드라마였겠죠. 이후 어린이 드라마는 부흥과 침체의 굴곡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매직키드 마수리’ 나 ‘마법전사 미르가온’ 혹은 투니버스의 전설(!!)적인 드라마 ‘에일리언 샘’이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촬물로 인기를 얻은 ‘벡터맨’ 도 빠지지 않을 것 같군요. 이중 투니버스의 ‘에일리언 샘’은 당시 케이블 최고의 시청률을 만들어내며 그 해 케이블 대상까지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주인공이었던 장근석 씨가 이제는 그때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의 스타가 되면서 ‘에일리언 샘’이 흑역사로 거론되기도 한다지요? 하지만 에일리언 샘으로 장근석 씨 팬이 된 분들이 지금도 충성(?!)하고 있을지 모르니 부디 헤아려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길 바라봅니다.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해보셨나요? 어린이 드라마의 경우 그 명맥이 계속 이어지지 않고 중간중간 공백이 있습니다. 꽤 인기를 얻은 어린이 드라마가 화제가 되는 시기가 있고, 어느 순간 시들해져 어린이 드라마가 TV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리는 시기가 옵니다. 이후 다시 부활하고 또 사라지고가 반복되고 있죠. 이렇게 어린이 드라마의 인기가 들쭉날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산률 저하로 인해 어린이 시청자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서일까요? 하나로 딱 이유를 대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어린이 드라마가 하나 히트한 뒤 이후 몇 번의 유사한 기획이 반복되면서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하고 이후 폐지된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드라마 타이틀 수가 적다는 것에도요. 즉, 성인 드라마는 타이틀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동시간대에 하나가 재미없으면 다른 채널 드라마를 보면 됩니다. 헌데 어린이 드라마는 그만한 타이틀이 동시에 방송된 적이 없죠. 해서 한 시리즈가 재미가 없으면 바로 다른 채널의 애니메이션이나 차라리 어른이 보는 프로그램으로 옮겨가고, 이런 상황으로 인해 어린이 드라마 전체가 시들해진 것으로 인지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리하면 애초에 타이틀 수가 적어서 실패하면 곧바로 자취를 감추는 수순을 밟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그 전에 유사한 기획으로 인해 점점 흥미가 떨어지는 상황이 있었을 것이고요. 제 생각은 이렇게 희귀한 탓에 한번 인기를 얻으면 주목을 받지만 반대로 인기가 떨어지기도 쉬운 것이 어린이 드라마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투니버스는 올 여름 어린이 드라마에 새롭게 도전합니다. 요즘 침체기인 어린이 드라마를 부활시키겠다는 의지와 2006년의 ‘에일리언 샘’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가지고 말입니다.

 에일리언 샘의 경우 어린이 드라마라는 타이틀보다 ‘만화 드라마’ 라는 신종 장르명(?!)을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만화채널 이미지가 강력한 투니버스에서 시도하는 드라마를 기존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기존의 어린이 드라마보다 만화적인 상상력을 더 가미하여 제작했다는 의미도 담겨있는 장르명입니다. 설정 등에서 확실히 기존 어린이 드라마보다 진일보한 면이 많이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기존과 다르지 않은 부분들도 많았죠. 초등학교가 배경인 것, 초등학생이 주요 인물인 것 등등. 장근석 씨가 연기한 캐릭터가 메인 주인공이긴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호랑이 선생님과 유사한 배경입니다. 물론 장근석 씨 캐릭터는 외계인이었고, 호랑이 선생님은 별명만 호랑이지 일반인이었으니 만화적 상상력에 있어서는 차이가 확연히 존재하긴 합니다. 새로이 준비하는 투니버스의 8월 특집 드라마 ‘마보이(3부작)’는 그야말로 기존과 확 다른 설정을 내세웁니다. 가장 강한(?!) 설정은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입니다! 그 어떤 상상력을 동원한 설정보다도 더욱 강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린이 드라마는 초등학생이 주인공이라는 정석에서 완전히 탈피한 거죠. 이는 어린이 드라마를 어린이가 자기 또래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닌, 어린이들이 선망하고 보고 싶어하는 쪽으로 초점을 바꾼 결과입니다. 드림하이 같은 드라마에 초등학생들이 열광한 데이터도 참고했고, 외국의 사례도 참고했습니다. 주인공들의 나이 설정만 본다면 어린이 드라마라기 보다는 청소년 드라마에 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청소년이 보기에도 흥미가 있도록 제작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보이’는 투니버스의 주 시청층인 초등학생들을 위해 기획된 작품입니다. 어린이를 유아가 아닌 초등학생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본다면 어디까지나 어린이 드라마인 것이죠. 물론 아주 시각을 달리한 어린이 드라마!

 주인공들 나이 설정에 이어 또 다른 파격이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SF적 상상력이 가미된 코믹 장르가 대세였죠. 하지만 ‘마보이’는 ‘스쿨로맨스’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순정만화에서나 존재하던 ‘여장남자’를 전면에 내세워 10대의 첫사랑을 그려가는 로맨스물인 겁니다. 대놓고 사랑을 주제로 한 거죠. 하지만 사랑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역시 ‘여장남자’일 겁니다. 그 동안 ‘남장여자’ 는 여러 드라마의 소재로 등장했습니다. 선머슴 같은 여자 주인공이 남자행세를 하다 아름다운 여성으로 바뀌는 공식은 나름 질리지 않는 소재인 듯 합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인 여장남자는 주로 코미디의 소재였지 드라마의 소재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여자가 남장을 하면 귀여움이 있는데, 남자가 여장을 하면 징그러움이 앞서기 때문이겠죠. 그러다 보니 ‘여장남자’는 순정만화에서나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림으로야 못할 것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 순정만화를 토대로 한 애니메이션 등에는 역시 여장남자가 등장합니다. 역시 실제 사람이 등장하지 않으니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를 표현하기에 어려움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그림의 떡과 같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장남자 드라마에 도전했고 아마도 시청하신 분들은 기대 이상의 퀄리티를 확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로 여자 못지 않게 예쁘면서 연기도 나름 괜찮은 원석을 찾았기 때문이죠. 순정만화에서나 가능했던 이야기를 현실로 보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투니버스가 이렇게 파격적인 설정과 소재로 어린이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 것은 눈부시게 발전한 국내 드라마 수준 탓도 있습니다.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눈도 높아졌고, 가벼운 소재를 택한 작품들은 어린이들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는 탓에 어린이들의 드라마에 대한 눈높이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예전과 같은 마인드로 어린이 드라마를 만들었다가는 어린이들로부터 ‘유아들이나 볼 드라마’로 외면당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좋은 결과를 만들어서 국내 어린이 드라마의 앞길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면 합니다. 이번 ‘마보이’가 통한다면 앞으로 더 다양한 설정과 소재의 수준 높은 어린이 드라마가 기획되는 계기가 마련될 테니까요.

*P.S. - 요즘은 '어린이' 라는 단어가 거의 유아와 동일시 되지만 여기서는 초등학생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만 7세~14세 타겟에서 2%가 넘는 평균 시청률이 나왔고, 특히 7~12세 여학생은 시청률이 4%를 넘었고
            점유율도 40%를 넘는 이기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덧글

  • 플리즈 2012/10/04 18:32 # 삭제 답글

    초반, 안일한 기획의 마케팅 이벤트와 이걸 교묘히 이용한 몇몇 무대포 누리꾼들만 아니었다면 더 깔끔했을 것 같습니다. 부비부비니 하는 의외의(..) 선정성 논란에 오른 것도 그렇고요. 저는 시도 자체는 굉장히 좋게 봤습니다. 아이들 대상이라고 내용이 유치찬란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3부작으로 끝나는 게 좀 아쉬웠어요. 이왕 하는 거 13화 정도의 미니시리즈를 준비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투니버스는 한국의 디즈니나 닉 지향으로 가는 것 같은데 오히려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그냥 어린이지향보다는 프리틴세대 지향으로 가는 편이 더 좋겠죠. 요즘 애들도 유치하다는 말 듣기 싫어하잖아요. 어린이들이 유치하지 않아봤자 거기서 거기지만 말이에요.

    만화 편성이 줄고, 만화 편성이 속보이는 편성으로 움직이고 있는 건 안타깝지만 투니버스는 다른 어린이 대상 채널들과 비교해서 확실히 기획이라는 면에선 남다른 것 같아요.(심지어 어린이TV라는 이름 걸고 송출하는 그 채널보다도요.) 무디님 같은 분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시는 덕이겠지요.
  • 무디 2012/10/04 22:24 #

    감사합니다.
    투니버스가 가는 방향에 대해 매우 정확하게, 그리고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

    다만...
    초반 마케팅이 안일했다... 라는 말을 듣기엔 섭섭한 면이 있습니다.
    보안적인 면에서 부족했다는 질타는 충분히 받을 수 있지만
    내용은 적절했다고 봅니다.
    이를 악용한 이들이 잘못되었지 말입니다. ^^;;;
  • 플리즈 2012/10/05 14:21 # 삭제 답글

    파맛첵스 사건이 있었죠. 이 사건을 투니버스 측에서 아주 모르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특히나 그 당시도 몇몇 사이트의 네티즌들이 일으킨 사단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조사하고 확실히 준비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애초에 그런 사진이 올라오면 바로 대처하는 방법도 있고요.

    섭섭하다고 생각하셔도 그랬다는 생각이 드네요.어린이들 사이에서 접속률도 높은데 올라온 사진도 너무 부적절했으니까요....
  • 무디 2012/10/08 22:51 #

    재빠른 조치가 부족했다는 것은 분명히 있죠.
    다만!
    분명한 것은 그런 짓을 한 이들이 잘못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밤 늦게 다니다 강도 만났는데 왜 밤 늦게 다니냐, 대비도 없이.
    뭐 이런 느낌이 드는 거죠.
    누가 뭐래도...
    강도가 나쁩니다.
    그리고 어린이 채널에서 하는 이벤트에
    몹쓸짓한 인간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생각합니다.
    그런 인간들이 들어온 자체가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이죠.
    어디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가서야 되겠습니까?
  • 플리즈 2012/10/09 13:14 # 삭제

    당연히 그렇게 한 사람들 잘못이죠! 암요!
    다만 어린이들이 많이 다니는 사이트다 보니, 좀 더 조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너무 나쁘게 듣지 마세요..

    어렸을 때부터 투니버스와 함께해온 사람으로서 이런 일로 구설수에 올랐던 게 좀 안타깝네요.
  • 무디 2012/10/09 14:56 #

    나쁘게 듣지는 않습니다.
    일단 시시비비는 확실하게 하고파서 그랬고요.
    앞으로는 이런 일까지도 대비해야죠.
  • 일일 2012/10/27 23:07 # 삭제 답글

    비유가좀 잘못되신게 아닌지요?

    서울광장 한복판에서 벌거벗고 자위행위하는 사람이있으면 (그것도 그사람이 몇칠동안 계속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구에게 비난을할까요

    물론 일차적으로 행위자에게 욕을하겠지만 그다음에 더크게 비난할 대상은

    경찰이나 국가입니다 치안 관리를 했어야지요

    투표방식에도 문제가있엇고 문제가생겼다면

    바로 삭제하거나 검열,모니터링을 했어야하는것이 아닐까요

    1차 투표때 문제가 발생했는데 전혀 시정사항이없고

    2차 투표를 진행한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진행한건지 생각할 수 없네요

    물론 행위자의 잘못이 크다고생각하지만 이렇게 글을쓰는건

    관리자분들이 "우리는 아무런 잘못이없다 잘못한 사람들이 개놈이다" 이런식으로 생각하는 하는게

    태도에서 들어나기 떄문에 그럽니다
  • 무디 2012/10/28 20:32 #

    문맥 좀 다시 보고 말씀하세요~~~
  • 방랑자 2012/11/04 00:10 # 삭제 답글

    미X놈들이 들어와서 깽판친 게 맞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예고된 참사... 그 이전에 일본에서 있던 이나즈마일레븐 고죠 몰표 사건이나 애니박스 요스가노소라 몰표 사건을 생각하면... 똑같은 걸 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겁니다. 저것들은 "야 이 미친놈들아!"라고 해도 '그래, 우린 미쳤다 ㅋㅋㅋ" 같은 반응을 할테니까요.
  • 무디 2012/11/04 20:46 #

    투니는 처음 시도한 것이니까요. ^^
    이후에는 대비를 철저히 할 겁니다.
  • 로이거 2013/04/02 18:59 # 답글

    위의 분들이 파맛 첵스나 다른 몰표 사건들과 비교하는데, 그것과 이것은 완전히 다른 사건입니다.

    파맛 첵스와 다른 몰표 사건들은 순전히 그쪽 잘못입니다.

    파맛 첵스를 조직적으로 짜고 찍었다고 해도, ‘우리가 파맛 첵스를 먹고싶었다’ 라고 하면 끝나는 거죠.
    애초에 그런 선택지를 만든 쪽에서 잘못을 한겁니다.


    파맛 첵스가 이겨도, 고죠가 이겨도, 요스가노소라가 이겨도 그것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면, 애초에 그걸 선택지로 둬서는 안됬던 겁니다.


    그에 비해서 마보이 투표사건은 제대로 진행되던 투표행사에 네티즌들이 끼어들어 판을 망쳐버린 것입니다.
    (3위의 어떤 사람이 등수 조작을 위해서 무한 RT를 했던것도 있고요. 실제로 이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합니다.)


    전 연령층을 타겟으로 한 투표에서 본격적으로 게이 포르노 출연진 사진, 필수요소 사진, 고인드립 시전, 거기다 검열삭제를 하는 사진 등을 올린 것은 명백한 네티즌들의 잘못입니다.


    물론 투니버스도 역시 잘못한 게 없는 건 아닙니다.

    중복투표를 가능하게 했고 (가장 큰 실수), 투표 알고리즘을 허술하게 만들어서 자동 투표 프로그램을 만들게 한 점은 투니버스측의 과실입니다.

    더군다나 2차 투표때도 여전히 이 문제는 고쳐지지 않았고요.


    결국 이번 투표사건은 주최자와 네티즌 모두가 잘못한 바보들의 올림픽이었으며, 정상적으로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만 피해를 입었죠.

    차라리 오프라인으로 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참가율은 확 줄었겠지만, 이렇게 깽판칠 일도 없었겠지요.
    그게 아니라도 누가 뽑혀도 불만이 없을 사람들을 뽑아서 그 사람들 한에서 투표를 하게 했었다면…….)
  • 순수한 빙하 2018/02/17 09:17 # 답글

    마보이 투표사건때 그런 짓을 한 사람이 나쁘다고 했는데,,,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투니버스의 막장행보를 보고 화난 사람들이 '이거나 먹어라!'하고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P.S: 마지막 결과란게...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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