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의 무책임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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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후드> - 그 땐 꿈을 꾸어야 하니까 by 무디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일상의 마법 같은 영화 <보이후드>. 무려 12년 동안 동일한 배우들로 촬영을 이어간 상상할 수 없는 기획과 끈기가 잔잔하지만 마법 같은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일찍이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를 10년 동안 보아오며 느낀 주인공의 실질적인 성장을 이 영화는 단 한편에 담아냈습니다. 그리고 단 한편이기에 그 시간의 흐름은 마법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이전 작품인 이른바 비포 시리즈들을 전 뒤늦게 몰아서 감상했습니다. 그때 느낀 점은 하루 남짓한 영화 속의 짧은 시간의 흐름 속에 남녀의 심리를 너무나 일상적이면서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것입니다. 이 비포 시리즈를 보았다면 굳이 남녀 심리의 고전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읽지 않아도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죠. 이번 ‘보이후드’는 가족과 성장에 대한 일상의 일생을 한편에 담아낸 듯 합니다.

영화의 초점은 실제 8살 소년이 20살 대학생이 되기까지의 육체적, 심리적 변화와 가족관계의 변화를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그리고 소년이 성장하면서 그의 부모들은 노년을 걱정할 중년에 이르게 되지요. 소년은 성장을 통해 가장 꿈 많은 절정기로 향하는 반면 부모들은 시간이 갈수록 내려오게 됩니다. 이 두 축이 대비되면서 유아와 노년을 제외한 인간의 생을 오롯하게 한편의 영화에 담아냈습니다. 이른바 ‘잔잔한 감동’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영화 중에서는 최고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역의 패트리샤 아케이트(…저랑 실제 나이가 동갑이더군요…)가 마지막에 내뱉은 대사가 생생합니다. 정말 죽어라 노력하고 살아왔지만 이제 아들이 대학을 가게 되니(…미국은 대학만 들어가면 독립인 분위긴가 보죠? ^^a;;) 자신에게 남은 것은 장례식 뿐이다라는 내용의 대사였습니다. 어찌 보면 인생은 아옹다옹해봤자 결국 공수래공수거… 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겠죠. 하지만 다음 장면에서 이제 막 독립된 인생을 시작하는 아들은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설레기 시작합니다. 그렇죠, 그 시기엔 꿈을 꾸어야 하는 때니까요. 이렇게 인생은 반복되며 이어져가는 것이겠죠.

감상하는 이의 연령대에 따라 집중하는 지점과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또 그런 것이 우리 삶이겠죠. 런닝타임이 길고 자극적인 내용이 없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한 영화였습니다. 보고 나서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도 잔상이 계속 남아있습니다. 이런 느낌 정말 오랜만이네요.

 


덧글

  • 지은(ICE) 2014/11/09 22:17 # 삭제 답글

    <나를 찾아줘> 149분.. <보이후드> 165분... <인터스텔라> 169분....
  • 무디 2014/11/14 09:46 #

    이 영화들을 다 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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