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오세홍 선생님이 별세하셨습니다. 70년대부터 성우활동을 하셨기에 라디오 드라마 - 외화 더빙 - 애니메이션에 이르는 변화기를 모두 거치시면서 ‘자연스러운 성우 연기’에 대한 모범답안으로 존재하셨던 분입니다. 특히 동료, 선후배 성우 분들이 연기력으로 인정하는 성우였기에 갑작스런 부고 소식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오세홍 선생님의 투병 소식은 일찍 알고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짱구 시리즈 관련 녹음이 늘어나고 있었던 터라 주요배역 성우의 건강 문제는 중요사안이었기 때문입니다. 현업 제작진들은 최대한 배려를 한 것으로 압니다. 녹음도 별도로 컨디션이 올라오셨을 때 진행했고, 편성을 살짝 늦추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점점 악화되었고, 결국 오 선생님이 녹음을 못하시겠다 연락을 해오셨습니다. 이에 제작진들은 한시적이란 단서를 달고 짱구 아빠 배역 성우를 교체하게 되었죠. 그때만 해도 돌아오실 수도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례식장에 도착하자 저를 알아본 몇몇 성우 분들이 가슴 찡한 말씀을 전해주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예정되었던 짱구 녹음을 완수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이 크셨다고 합니다. 배역에 대한 책임감이 나름 힘든 상황을 지탱하던 정신적 힘이 되기도 했었지만 무엇보다 목소리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스스로 내려놓으시면서 정신적으로도 약해지신 듯 합니다.
문상을 마치고 다시 몇몇 성우 분들과 오세홍 선생님과의 추억을 나누며 쓴 술잔을 비우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추억은 제가 처음 방송 일을 한 92년 5월에 처음 녹음을 해 본 성우가 바로 오세홍 선생님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저는 SBS빙글빙글 퀴즈쇼의 작가 일을 하고 있었는데 담당 성우가 바로 오세홍 선생님이었죠. 이후 제가 투니버스에서 더빙을 시작하면서 다시 뵙게 되었고, ‘마스터 키튼’의 주인공으로 선생님을 캐스팅하면서 참 진하게 일했었습니다. 당시의 연기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죠. 가장 완벽한 마스터 키튼의 목소리로 말이죠.
성우란 모름지기 연기… 그리고 그 연기는 자연스럽게…! 이것이 오세홍 선생님의 간단하지만 명료한 철학이셨죠. 목소리 기능인이 아닌 진실한 연기를 해야 된다… 늘 말씀하셨고 본인은 실천에 옮기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후배들이 이어가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라지만 결국 감동을 주는 것은 영혼이 담긴 진실한 연기일 테니까요.
성우계에 큰 별이 졌습니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고, 부디 다른 세상에서는 편안하게 쉬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지켜봐 주세요. 남아있는 이들 모두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요.
사실 오세홍 선생님의 투병 소식은 일찍 알고 있었습니다. 작년부터 짱구 시리즈 관련 녹음이 늘어나고 있었던 터라 주요배역 성우의 건강 문제는 중요사안이었기 때문입니다. 현업 제작진들은 최대한 배려를 한 것으로 압니다. 녹음도 별도로 컨디션이 올라오셨을 때 진행했고, 편성을 살짝 늦추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점점 악화되었고, 결국 오 선생님이 녹음을 못하시겠다 연락을 해오셨습니다. 이에 제작진들은 한시적이란 단서를 달고 짱구 아빠 배역 성우를 교체하게 되었죠. 그때만 해도 돌아오실 수도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례식장에 도착하자 저를 알아본 몇몇 성우 분들이 가슴 찡한 말씀을 전해주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예정되었던 짱구 녹음을 완수하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이 크셨다고 합니다. 배역에 대한 책임감이 나름 힘든 상황을 지탱하던 정신적 힘이 되기도 했었지만 무엇보다 목소리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스스로 내려놓으시면서 정신적으로도 약해지신 듯 합니다.
문상을 마치고 다시 몇몇 성우 분들과 오세홍 선생님과의 추억을 나누며 쓴 술잔을 비우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추억은 제가 처음 방송 일을 한 92년 5월에 처음 녹음을 해 본 성우가 바로 오세홍 선생님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저는 SBS빙글빙글 퀴즈쇼의 작가 일을 하고 있었는데 담당 성우가 바로 오세홍 선생님이었죠. 이후 제가 투니버스에서 더빙을 시작하면서 다시 뵙게 되었고, ‘마스터 키튼’의 주인공으로 선생님을 캐스팅하면서 참 진하게 일했었습니다. 당시의 연기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죠. 가장 완벽한 마스터 키튼의 목소리로 말이죠.
성우란 모름지기 연기… 그리고 그 연기는 자연스럽게…! 이것이 오세홍 선생님의 간단하지만 명료한 철학이셨죠. 목소리 기능인이 아닌 진실한 연기를 해야 된다… 늘 말씀하셨고 본인은 실천에 옮기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후배들이 이어가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라지만 결국 감동을 주는 것은 영혼이 담긴 진실한 연기일 테니까요.
성우계에 큰 별이 졌습니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고, 부디 다른 세상에서는 편안하게 쉬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지켜봐 주세요. 남아있는 이들 모두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요.

태그 : 오세홍_성우
덧글
알게 모르게 정말 많은 즐거움과 감동을 주셨죠.
어렸을 적 봤던 수많은 작품들 속 인물들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짱구를 오랜 시간 접해 오면서 너무나 자연스레 자리잡고 있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겨지질 않습니다.
함께 살아가던 기억이 추억이 되어버린 연휴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