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9월 28일
게스트의 압박!
비밀은 아닌 이야기... (46)
만화영화 더빙작업을 들어가기 전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역시 캐스팅! 주인공과 조연, 그리고 악역 등의 주요배역을 정하고 성우 섭외에 들어간다. 그리고 섭외된 성우들과 함께 쭈―욱 녹음을 진행하면 된다. 일반적인 작품들의 경우는 주요배역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 구성한 성우진들 위주로 녹음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작품에 따라서 수시로 성우진들을 바꾸어야 제 맛이 나기도 한다. 이른바 매화 게스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의 경우가 그러하다.
「카우보이 비밥」을 보자! 필자가 99년에 녹음, 연출한 이 작품의 경우 총 26편 시리즈에 53명의 성우가 출연하는 기염(?!)을 토했다. 길지 않은 26편 시리즈에 성우가 53명이나 출연한 이유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매화마다 새로이 등장하는 너무나도 개성 강한 ꡐ게스트ꡑ 캐릭터들 때문이다. 그리고 단지 개성만 강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설정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들이 따로 존재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매화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바로 그 화수의 주인공인 셈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들은 그 게스트 캐릭터를 따라가는 구도이지만, 각자 주인공 캐릭터만을 위한 화수가 따로 존재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는 것이 「카우보이 비밥」의 전체 구성이다. 이러다 보니 작품을 살리기 위해 게스트 성우 섭외에 심혈을 기울였고, 그 결과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더빙작품으로 완성됐다.
그로부터 1년 뒤 또다시 게스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마스터 키튼」이었다. 투니버스가 더빙, 방송한 24편에 모두 44명의 성우가 출연해서 또 한번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게스트가 중요한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매 화수마다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고 그 가운데 ꡐ범인ꡑ이 존재한다. 이 범인의 존재감은 그 화수에서는 주인공인 키튼과 필적하는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각 화수의 범인을 연기해줄 성우들을 그 성격에 맞게 다양하게 섭외해야 작품의 맛이 살게 된다.
「마스터 키튼」과 같은 소위 말하는 탐정물이야말로 게스트의 압박이 기본적으로 매우 강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소년탐정 김전일」 시리즈나 「명탐정 코난」 같은 작품들도 역시 같은 부류의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들에서 범인들의 성우가 중복되게 되면 듣는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ꡐ어? 지난번에 범인이었던 목소리가 얼굴을 바꿔서 또 범행을 하고 있네?ꡑ 하는 생각이 들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매번 섭외를 달리해야 하는 또 다른 압박이 있다. 또 방송 시간에 맞춰야 하는 스케줄의 부담과 제작비 부담도 있어서 정말 독하게(?!)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실행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필자 역시 대부분의 작품을 주요 성우진 위주로 녹음 진행해왔고, 새로이 중요한 캐릭터가 등장할 때에나 새로운 성우를 섭외하곤 했다. 주요 성우진 위주로 진행하는 녹음의 경우도 시간이 흐를수록 팀워크가 발휘되고, 성우들이 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하는 정도가 깊어지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 그리고 녹음 시간도 고정 시간을 약속한 뒤 쭈~욱 지켜가기에 제작의 편의성도 크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을 녹음해 본 필자지만 사실 위에 언급한 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매 화수의 게스트가 그렇게 중요한 작품을 다시 만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필자도 그냥 일반적인 스타일로 녹음을 진행했는데, 무려 4년 만에 게스트가 줄지어 압박을 가하는 작품을 만나게 됐다.
바로 「탐정학원Q」!! 제목에 ꡐ탐정ꡑ이 들어있는 것만으로도 필자에게 압박을 주기 충분한데, 거기에 더해 무언가 수적인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는 ꡐ학원ꡑ까지 제목에 들어가 있는 작품! 아니나 다를까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아예 단체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주인공들을 Q반이라 하며 5명이 등장하더니, 라이벌 격인 A반에 또 5명이 등장, 거기에 교장 선생님인 단 모리히코를 비롯한 탐정학원 교사들까지! 그리고 사건마다 등장하는 개성강한 범인과 주변 인물들! 거기에 45편이라는 작품 길이의 압박까지! 참으로 4년 만에 머리가 지끈거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두 작품보다 제작이 용이한 점이 존재했다! 그것은 3편이나 4편씩 이어지는 사건이 많다는 것! 현재 투니버스의 방송 스케줄은 주당 평균 4편 정도이다. 이를 소화하려면 한 번 녹음에 역시 4편 정도를 녹음해야 한다. 헌데 「카우보이 비밥」이나 「마스터 키튼」의 경우는 매화수가 각기 독립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각 게스트 성우는 사실 단 한 편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녹음은 4편씩 진행된다. 그렇다면 각 편마다 성우들을 따로 섭외한 뒤 시간별로 줄을 세워 녹음을 할까? 현실적으로 그렇게는 녹음을 하기 힘들고 결정적으로 섭외도 안 된다. 해서 게스트로 섭외된 성우들을 자신이 메인이 아닌 화수 들의 비중이 낮은 배역으로 배치를 해 놓는 식으로 성우진을 구성해 녹음을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굉장히 비중이 낮은 엑스트라급의 목소리에 베테랑 성우가 배치되기도 했고, 다소 이미지가 어긋나게 배치되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베테랑 연기자라고 해서 모든 캐릭터를 다 소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 두 작품은 화려한 이면에 다소 균형이 맞지 않는 그림자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비해 「탐정학원Q」는 3, 4부작이 존재해서 보다 밀도 있는 성우진 구성이 가능했다. 물론 방송 스케줄처럼 4편 단위로 사건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초반에는 단편짜리 이야기들도 많아서 앞의 두 작품과 비슷하게 성우진을 구성했었다. 그러다가 3부작인 영매사 살인사건에서부터 게스트 구성이 힘을 받게 된다. 이후 총 6부작인 가미카쿠시 마을의 사건과 3부작인 살인 컬렉터, 4부작인 산장 살인사건에서 게스트 캐릭터들의 이미지를 한껏 살린 캐스팅을 만들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스케줄을 다소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가미카쿠시 마을의 사건의 경우 1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탐정학원Q에 등장하는 DDS(Dan Detective School, 단의 탐정학원)에서 Q반과 A반이 대결하는 것으로 나머지 5편과는 성우진이 완전히 다르다. 해서 이 화수의 경우는 Q반과 A반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기리사키 섬의 참극을 녹음할 때 미리 선 녹음을 해두었다. 그리고 가미카쿠시 마을에서 벌어지는 5부작을 다른 날에 성우진을 완전히 새로 구성해서 녹음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을 방송에서 보면 DDS에 있다가 가미카쿠시 마을로 이야기가 바뀌면서 성우진이 그에 따라 확 바뀌는 강도가 매우 크다. 그리고 듣는 맛은 그야말로 배가될 수밖에 없다. 모든 사건의 성우진을 그렇게 구성하진 못했지만 주요 굵직한 사건들은 모두 다양한 성우진을 구성할 수 있었기에 매우 뿌듯한 마음이 드는 작품이 바로 「탐정학원Q」이다.
마지막 녹음에 참가할 성우들의 섭외를 모두 끝낸 지금, 이 작품에는 모두 63명의 성우들이 출연하게 됐다. 지금까지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출연진을 자랑하게 된 이 작품을 끝내면서 드는 나름의 만족감은 단순히 출연자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의 성우진이 이룬 조화에 있다.
만화영화 더빙작업을 들어가기 전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은 역시 캐스팅! 주인공과 조연, 그리고 악역 등의 주요배역을 정하고 성우 섭외에 들어간다. 그리고 섭외된 성우들과 함께 쭈―욱 녹음을 진행하면 된다. 일반적인 작품들의 경우는 주요배역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 구성한 성우진들 위주로 녹음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작품에 따라서 수시로 성우진들을 바꾸어야 제 맛이 나기도 한다. 이른바 매화 게스트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의 경우가 그러하다.
「카우보이 비밥」을 보자! 필자가 99년에 녹음, 연출한 이 작품의 경우 총 26편 시리즈에 53명의 성우가 출연하는 기염(?!)을 토했다. 길지 않은 26편 시리즈에 성우가 53명이나 출연한 이유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매화마다 새로이 등장하는 너무나도 개성 강한 ꡐ게스트ꡑ 캐릭터들 때문이다. 그리고 단지 개성만 강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설정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들이 따로 존재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매화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바로 그 화수의 주인공인 셈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들은 그 게스트 캐릭터를 따라가는 구도이지만, 각자 주인공 캐릭터만을 위한 화수가 따로 존재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는 것이 「카우보이 비밥」의 전체 구성이다. 이러다 보니 작품을 살리기 위해 게스트 성우 섭외에 심혈을 기울였고, 그 결과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더빙작품으로 완성됐다.
그로부터 1년 뒤 또다시 게스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마스터 키튼」이었다. 투니버스가 더빙, 방송한 24편에 모두 44명의 성우가 출연해서 또 한번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게스트가 중요한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매 화수마다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고 그 가운데 ꡐ범인ꡑ이 존재한다. 이 범인의 존재감은 그 화수에서는 주인공인 키튼과 필적하는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각 화수의 범인을 연기해줄 성우들을 그 성격에 맞게 다양하게 섭외해야 작품의 맛이 살게 된다.
「마스터 키튼」과 같은 소위 말하는 탐정물이야말로 게스트의 압박이 기본적으로 매우 강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소년탐정 김전일」 시리즈나 「명탐정 코난」 같은 작품들도 역시 같은 부류의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들에서 범인들의 성우가 중복되게 되면 듣는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ꡐ어? 지난번에 범인이었던 목소리가 얼굴을 바꿔서 또 범행을 하고 있네?ꡑ 하는 생각이 들면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매번 섭외를 달리해야 하는 또 다른 압박이 있다. 또 방송 시간에 맞춰야 하는 스케줄의 부담과 제작비 부담도 있어서 정말 독하게(?!)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실행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필자 역시 대부분의 작품을 주요 성우진 위주로 녹음 진행해왔고, 새로이 중요한 캐릭터가 등장할 때에나 새로운 성우를 섭외하곤 했다. 주요 성우진 위주로 진행하는 녹음의 경우도 시간이 흐를수록 팀워크가 발휘되고, 성우들이 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하는 정도가 깊어지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 그리고 녹음 시간도 고정 시간을 약속한 뒤 쭈~욱 지켜가기에 제작의 편의성도 크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을 녹음해 본 필자지만 사실 위에 언급한 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매 화수의 게스트가 그렇게 중요한 작품을 다시 만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필자도 그냥 일반적인 스타일로 녹음을 진행했는데, 무려 4년 만에 게스트가 줄지어 압박을 가하는 작품을 만나게 됐다.
바로 「탐정학원Q」!! 제목에 ꡐ탐정ꡑ이 들어있는 것만으로도 필자에게 압박을 주기 충분한데, 거기에 더해 무언가 수적인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는 ꡐ학원ꡑ까지 제목에 들어가 있는 작품! 아니나 다를까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아예 단체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주인공들을 Q반이라 하며 5명이 등장하더니, 라이벌 격인 A반에 또 5명이 등장, 거기에 교장 선생님인 단 모리히코를 비롯한 탐정학원 교사들까지! 그리고 사건마다 등장하는 개성강한 범인과 주변 인물들! 거기에 45편이라는 작품 길이의 압박까지! 참으로 4년 만에 머리가 지끈거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 두 작품보다 제작이 용이한 점이 존재했다! 그것은 3편이나 4편씩 이어지는 사건이 많다는 것! 현재 투니버스의 방송 스케줄은 주당 평균 4편 정도이다. 이를 소화하려면 한 번 녹음에 역시 4편 정도를 녹음해야 한다. 헌데 「카우보이 비밥」이나 「마스터 키튼」의 경우는 매화수가 각기 독립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각 게스트 성우는 사실 단 한 편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 하지만 녹음은 4편씩 진행된다. 그렇다면 각 편마다 성우들을 따로 섭외한 뒤 시간별로 줄을 세워 녹음을 할까? 현실적으로 그렇게는 녹음을 하기 힘들고 결정적으로 섭외도 안 된다. 해서 게스트로 섭외된 성우들을 자신이 메인이 아닌 화수 들의 비중이 낮은 배역으로 배치를 해 놓는 식으로 성우진을 구성해 녹음을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굉장히 비중이 낮은 엑스트라급의 목소리에 베테랑 성우가 배치되기도 했고, 다소 이미지가 어긋나게 배치되는 경우도 가끔 있었다. 베테랑 연기자라고 해서 모든 캐릭터를 다 소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 두 작품은 화려한 이면에 다소 균형이 맞지 않는 그림자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에 비해 「탐정학원Q」는 3, 4부작이 존재해서 보다 밀도 있는 성우진 구성이 가능했다. 물론 방송 스케줄처럼 4편 단위로 사건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초반에는 단편짜리 이야기들도 많아서 앞의 두 작품과 비슷하게 성우진을 구성했었다. 그러다가 3부작인 영매사 살인사건에서부터 게스트 구성이 힘을 받게 된다. 이후 총 6부작인 가미카쿠시 마을의 사건과 3부작인 살인 컬렉터, 4부작인 산장 살인사건에서 게스트 캐릭터들의 이미지를 한껏 살린 캐스팅을 만들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스케줄을 다소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가미카쿠시 마을의 사건의 경우 1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탐정학원Q에 등장하는 DDS(Dan Detective School, 단의 탐정학원)에서 Q반과 A반이 대결하는 것으로 나머지 5편과는 성우진이 완전히 다르다. 해서 이 화수의 경우는 Q반과 A반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기리사키 섬의 참극을 녹음할 때 미리 선 녹음을 해두었다. 그리고 가미카쿠시 마을에서 벌어지는 5부작을 다른 날에 성우진을 완전히 새로 구성해서 녹음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을 방송에서 보면 DDS에 있다가 가미카쿠시 마을로 이야기가 바뀌면서 성우진이 그에 따라 확 바뀌는 강도가 매우 크다. 그리고 듣는 맛은 그야말로 배가될 수밖에 없다. 모든 사건의 성우진을 그렇게 구성하진 못했지만 주요 굵직한 사건들은 모두 다양한 성우진을 구성할 수 있었기에 매우 뿌듯한 마음이 드는 작품이 바로 「탐정학원Q」이다.
마지막 녹음에 참가할 성우들의 섭외를 모두 끝낸 지금, 이 작품에는 모두 63명의 성우들이 출연하게 됐다. 지금까지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출연진을 자랑하게 된 이 작품을 끝내면서 드는 나름의 만족감은 단순히 출연자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의 성우진이 이룬 조화에 있다.
# by | 2005/09/28 20:29 | 뉴타입 컬럼(41-60)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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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영하는 명탐정 코난의 캐스팅들도 막강하더군요.
애니메이션에서는 거의 듣기 힘든 목소리들이 종종 들리기도 하고..
정말 '고생하십니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